▲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 DS30.
▲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 DS30.

1년 전 유동성 위기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 핵심 회사를 매각하며 드론과 수소 등 신사업으로 사업구조를 개편 중인 두산그룹이 의도치 않은 체제 변화를 겪고 있다. 회사를 매각하고 효율성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이 자동으로 작동해 지주사 전환과 해제를 반복하는 것이다.

24일 ㈜두산은 지난 7월 1일 기준 공정위로부터 지주사로 전환을 통보 받았다고 공시했다.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두산이 지주사가 되며 두산중공업,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산업차량 등 9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두산퓨얼셀, 두산밥캣, 두산건설 등 8개의 손자회사가 딸려 있으며, 네오트랜스, 밸류그로스 등 증손회사는 3개다.

▲ (주)두산이 24일 공시한 지주사 전환 내용.(출처=금융감독원.)
▲ (주)두산이 24일 공시한 지주사 전환 내용.(출처=금융감독원.)

이번 지주사 전환은 공정거래법이 규정하는 ‘지주비율 50% 이상’의 지주사 전환 요건을 충족해 이뤄졌다. 지주비율이란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 지주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자동으로 법적 지주회사에서 제외되며, 반대로 50% 이상이 될 경우 자동으로 지주사로 전환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말 두산그룹은 지주사 요건을 충족해 지주사로 전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두산그룹은 올 1월 31일 기준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주사에서 제외됐다고 재차 공시한 바 있다. 지주비율 변화에 따라 지주사 전환과 해제가 이뤄지는 것이다.

지주비율 변화는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작업과 맞물려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한 이후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두산모트롤BG, 두산인프라코어 등 굵직한 계열사들을 연속적으로 매각하며 지주비율에 불가피한 변화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두산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산업차량을 두산밥캣에 넘긴 것이 지주비율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두산그룹 분당 사옥.(사진=두산그룹)
▲ 두산그룹 분당 사옥.(사진=두산그룹)

다만 앞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지주비율 전환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당분간 체제 전환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두산그룹은 계열사를 매각한 이후 신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개편의 핵심은 수소연료전지와 드론 사업이다. 두산그룹은 자회사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드론을 상용화에 성공하며 사업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사업은 ㈜두산의 손자회사인 두산퓨얼셀이 중심이다. 특히 두산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동박을 제조하는 두산솔루스를 매각하는 가운데서도 두산퓨얼셀을 팔지 않고 보유해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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