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케미칼 민경준 사장.(사진=포스코케미칼)
▲ 포스코케미칼 민경준 사장.(사진=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이 '부분 자본잠식' 상태인 포스코와 화유코발트의 중국 합작법인 증설에 나선다. 포스코케미칼은 2810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및 전구체 생산공장을 증설한다.

포스코와 중국 화유코발트는 2018년 현지에 합작공장을 건설했다. 포스코는 희귀광물인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화유코발트는 양극재 및 전구체 사업을 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사업 초기 한중 관계의 여파로 '불안한 동거'가 지속됐는데, 포스코케미칼의 투자를 기점으로 중국 생산기지가 본격 닻을 올릴 전망이다.

포스코케미칼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2810억원을 투자해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양극재 합작공장인 '절강포화'에 1769억원을, 전구체 생산공장인 '절강화포'에 1041억원을 투자한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중간재로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 원료를 배합해 제조한다. 양극재는 음극재와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의 4대 핵심 소재이다.

2018년 포스코와 화유코발트는 10억 위원(1700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및 전구체 생산기지를 만들었다. 화유코발트는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로 전 세계 수요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 코발트는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니켈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하이니켈 배터리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니켈의 비중은 높아지고, 망간과 코발트의 비중이 줄었다.

코발트는 양극재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핵심 역할을 하는데, 전 세계 매장량 중 60%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에 매장돼 있다. 2위는 러시아다. 콩고에서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금지한 아동노동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와 관련 소재 기업들은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확대하고 있는데, 코발트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의 광물업체들이 콩고에 공세적으로 투자하면서 현지 코발트 광산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화유코발트와 파트너십을 통해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게 됐다. 화유코발트는 포스코와 설립한 합작공장으로 전방산업인 전구체와 양극체 사업까지 진출했다.

▲ 포스코와 화유코발트의 중국 합작공장 실적.(자료=금융감독원)
▲ 포스코와 화유코발트의 중국 합작공장 실적.(자료=금융감독원)

그런데 포스코와 합작공장이 설립한 합작공장은 성장이 더뎠다는 평이다. 양극재 생산법인인 절강포화는 2년 연속 순손실을 낸 후 지난해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은 464억원, 순이익은 9억원(순이익률 1.9%)을 기록했다. 전구체 생산법인인 절강화포는 지난해 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매출은 22억원, 순손실은 6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줄어든 부분 자본잠식 상태이다. 절강포화의 자본총계는 556억원, 부채비율은 47.8%이다. 절강화포는 597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0.5%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낮아 재무건전성은 높지만, 사업 초기 적자가 쌓이면서 자본총계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와 화유코발트는 중국 합작공장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했고, 포스코케미칼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포스코케미칼이 합작공장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포스코는 유상증자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의 참여로 포스코는 단계적으로 '엑싯'을 추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케미칼의 투자로 양극재 생산공장의 캐파는 5000톤에서 3만톤으로 늘어난다. 전구체 생산공장은 5000톤에서 3만5000톤으로 확대된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양극재로 전기차 39만대에 탑재할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중국 진출에 이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과 EU 등에도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국내 16만톤, 해외 11만톤의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고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할 방침이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투자 속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며 “글로벌 권역별로 재편되고 있는 배터리 산업 밸류체인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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