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핫이슈를 보다 예리하게 짚어내겠습니다. 알기 어려운 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한 발 빠른 심층취재까지 한층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게임인사이드'를 통해 <블로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게임업계의 핫이슈를 조명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게임업계가 신작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지난 6월 출시된 '오딘: 발할라 라이징'(오딘)이 매출 정상에 오른 지 약 2개월 만에 '마블 퓨처 레볼루션'(마퓨레)과 '블레이드&소울2'(블소2)가 패권 경쟁에 합류했다. 앞서 오딘의 정상 등극으로 리니지M·리니지2M의 양강 체제가 깨진 만큼 향후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등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지킬까 뺏을까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국내 모바일 사용자 중 70% 이상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만큼 구글플레이의 일매출은 흥행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됐고,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큰 기복없이 매출 최상위권을 지켰다. 지난 1월 출시한 '쿠키런: 킹덤'이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의 아성을 위협했지만 최정상 등극에는 실패했다.

올 상반기까지 경쟁자가 없을 만큼 꾸준히 최고매출을 기록했던 리니지 모바일 게임들은 지난 6월 등장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에게 매출 1위를 내줬다. 리니지M·리니지2M에 집중됐던 MMORPG 수요층이 분산되면서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 순위도 큰 전환점을 맞았다. 이용자들의 게임 선택폭이 크게 넓어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특히 오딘의 경우 원작 게임이 없는 신규 IP로 개발된 만큼 시장에 던지는 충격파가 강하게 작용한 모습이다. 오딘보다 약 3주 앞서 출시한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도 구글 매출 4위까지 상승하며 최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 왼쪽부터 블레이드&소울2, 마블 퓨처 레볼루션, 리니지W. (사진=엔씨소프트, 넷마블)
▲ 왼쪽부터 블레이드&소울2, 마블 퓨처 레볼루션, 리니지W. (사진=엔씨소프트, 넷마블)
이런 상황에서 '마블 퓨처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소울2'의 출시는 '대형 신작을 통한 패권 탈환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2분기 주요 게임기업들은 실적 하락세를 겪으며, 본격적인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 2분기 매출 5733억원, 영업이익 15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와 42% 하락한 수치다. 넷마블의 경우 2분기 5772억원의 매출과 7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각각 15.8%와 80.2%의 감소율을 보였다. 엔씨소프트은 매출 5385억원, 영업이익 1128억원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매출은 변화가 없었고 영업이익의 경우 46% 줄었다. 3N으로 불리는 업계 주요 기업들이 신작 부재 및 매출 반영 시기 등의 영향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3N 중에서는 넥슨이 발빠른 실행력을 보였다. 지난 19일 넥슨은 일본 애니메이션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수집형 RPG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를 출시했다.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애니메이션 팬덤층을 중심으로 확고한 수요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 (사진=넥슨)
▲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 (사진=넥슨)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를 통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넷마블은 자회사 넷마블몬스터가 개발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통해 마블과의 접점을 넓힐 예정이다. 25일 오후 5시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240여개국에서 오픈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마블 IP 최초의 모바일 오픈월드 액션 RPG로 개발됐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으로 오딘 추격에 나섰던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2를 통해 신작 경쟁에 합류한다. 오는 26일 출시를 앞둔 블레이드&소울2는 이례적으로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사전다운로드를 진행했다. 이날 출시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이 24일 하루 동안 사전 다운로드를 진행한 것과 달리 엔씨소프트는 이틀에 걸쳐 수요층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블레이드&소울'을 계승한 블레이드&소울2의 경우 원작 온라인 게임 이용자를 포함한 신규 유저 모객에 주력하고 있다. 블레이드&소울2는 리니지2M이 세웠던 국내 최다 사전예약 기록(738만명)을 넘어선 746만명의 사전예약자를 모집해 흥행 가능성이 높은 타이틀로 주목받고 있다. 

지표상으로 보면 마블 퓨처 레볼루션이 근소하게 앞선 모습이다. 25일 오후 6시 기준 현재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블레이드&소울2를 제치고 구글플레이 인기게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사전 다운로드만으로 1위를 탈환했던 블레이드&소울2의 경우 하루 일찍 오픈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초기 유저 유입에 따라 순위가 하락한 모습이다. 

리니지W, 조기 등판?
전문가들은 마블 퓨처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소울2의 흥행 규모에 따라 '리니지W'의 출시 시기도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엔씨소프트는 약 4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친 '리니지W'를 공개했다. 리니지W의 경우 2D 정체성을 유지했던 기조에서 벗어나 언리얼 엔진4 기반의 풀 3D 그래픽을 차용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실시간 인공지능(AI) 번역 기술과 글로벌 원빌드 개발 방식을 통해 전 세계 유저를 하나의 서버에 모은다는 전략이다. 

사전예약 규모로만 보면 블레이드&소울2가 매출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리니지2M이 세운 최고기록을 경신한 만큼 매출도 그에 상응하는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수는 오딘의 상승세와 경쟁작에 대한 시장 평가다.

▲ 오딘: 발할라 라이징. (사진=카카오게임즈)
▲ 오딘: 발할라 라이징. (사진=카카오게임즈)
오딘의 경우 리니지M의 3주년 기념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에도 매출 1위를 지켰을 만큼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블레이드&소울2와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오픈 초기 유입률 및 매출이 오딘을 넘어서지 못할 경우 리니지M, 리니지2M, 제2의 나라 등 기존 상위권 타이틀간 경쟁도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8월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를 계획보다 앞당겨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리니지W를 '마지막 리니지'로 표현할 만큼 오랜 기간 개발한 타이틀인 데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으로 분산된 모바일 리니지 수요층을 한 데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은 물론 PC, 플레이스테이션5(PS5), 닌텐도 스위치 등 사용 플랫폼을 대폭 확대한 만큼 유저층도 두텁게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를 연내 출시한다고 밝힌 만큼 블레이드&소울2 성패에 따라 출시 시기를 조율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마블 퓨처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소울2의 흥행 여부가 게임업계의 하반기 전략을 좌우할 것"이라며 "주요 게임 기업들이 신작 개발을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8월 신작 경쟁에 따라 비공개 프로젝트도 깜짝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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