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아이폰.(사진=픽사베이)
▲ 애플의 아이폰.(사진=픽사베이)

애플의 앱마켓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제공하는 개발사들이 인앱결제가 아닌 외부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고객에게 이메일을 통해 알릴 수 있게 된다.

애플은 소송을 냈던 개발자들과 함께 이러한 내용에 대해 합의했다고 27일 밝혔다. 미국의 일부 앱 개발자들은 지난 2019년 반독점 위반을 이유로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앱스토어가 iOS(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용 앱을 독점적으로 유통하면서 개발자들에게 30%의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가격 정책에도 간섭했다는 것이 소송의 이유로 제기됐다.

애플은 개발자들과 합의한 사실을 소송이 제기됐던 법원에 알렸고 법원이 이를 승인하면 소송이 해결될 것이란 입장이다. 애플과 개발자들이 합의한 내용 중 핵심은 인앱결제가 아닌 외부의 다른 방식으로 결제하면 혜택이 있다는 사실을 개발사가 고객에게 이메일로 알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인앱결제란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앱마켓 사업자가 자체 개발한 결제 시스템을 말한다.

그간 애플은 앱스토어에 입점한 개발사들을 상대로 인앱결제를 의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애플은 개발사들에게 인앱결제를 강제하지 않았으며 외부의 다른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고객에게 알리는 것을 막았다는 입장이다. 고객이 외부결제를 사용하면 개발사는 애플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애플의 인앱결제 수수료는 최대 30%로 알려져 있다. 

이번 합의를 통해 개발사들은 외부 결제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메일을 통해 고객에게 알릴 수 있게 된다. 단, 이메일은 수신동의를 한 고객에게만 보낼 수 있다는 한계는 존재한다. 애플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메일 등'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메일 외 다른 어떤 수단으로 외부 결제 방식을 알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각 개발사들에게는 알림 수단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릴 것으로 보인다.

그간 외부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일부 고객들은 외부에서 결제한 후 이용 권한을 얻어 iOS의 앱을 이용하기도 했다. 가령 해당 서비스의 PC 홈페이지에서 결제하고 같은 아이디로 iOS 앱에서 로그인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한 콘텐츠 개발사 관계자는 "이용자가 다양한 결제수단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앱에서 링크를 걸어 외부에서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릴 수 있어야 할텐데 이메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번 개발자들의 합의를 통해 연 매출 100만달러 미만의 개발사들에게는 15%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안을 향후 최소 3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15% 수수료 적용 계획을 발표했지만 당시에는 언제까지 적용할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번에 최소 3년이라는 시점을 명확하게 했다. 연 매출 100만달러 이상의 개발사들은 기존 30%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애플은 구독·인앱 결제·유료 앱에 대해 개발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준 가격의 수를 기존 100개 미만에서 500개 이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앱스토어를 통해 앱이나 디지털 재화를 판매하려면 개발사가 원하는 가격과 유사한 가격 보기 중 선택해야 한다. 가령 4.41달러로 판매를 하고 싶은데 보기에 4.41달러가 없고 가장 유사한 4.39달러가 있다면 4.39달러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또 애플은 앱스토어의 검색 결과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다운로드 △별점 평가 △텍스트 연관성 △사용자 행동 신호와 같은 객관적인 특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현재의 앱스토어의 검색 시스템은 향후 최소 3년간 유지될 예정이다.

한편 애플과 구글같은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하 개정안)은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를 통과하고 오는 30일 본회의만 남겨놓고 있다.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자 애플은 입장자료를 내고 "개정안은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디지털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들을 사기의 위험에 노출시키고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약화시키며 고객들의 구매 관리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앱스토어 구매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가 감소해 개발사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앱마켓 사업자들의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잇달아 발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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