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T스카이라이프 홈페이지
▲ 사진=KT스카이라이프 홈페이지

KT의 위성방송 전문 계열사 KT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TV 업체 현대HCN을 인수하기 위한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7일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하기 위해 신청한 주식취득·소유 인가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건에 대해 조건을 부과해 인가·변경승인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10월13일 현대HCN을 인수하기 위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11월6일 주식취득·소유 인가(전기통신사업법)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방송법)을 신청했다. 과기정통부는 전문가 자문단(통신분야)의 자문 및 심사위원회(방송분야)의 심사와 업계의 의견청취를 거쳐 인가·변경승인 여부를 결정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24일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취득 건 등을 심의한 결과 통신·방송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한다고 판단해 조건을 부과해 승인했다. 이로써 양사는 인수에 필요한 정부의 승인절차를 완료했다. 

경쟁사에도 결합상품 동등제공
통신분야에서는 전기통신사업법 제18조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취득‧소유에 대한 인가 심사가 진행됐다. 과기정통부는 경쟁 제한과 이용자 이익 저해 등의 정도가 인가를 불허할 정도로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주식취득‧소유를 인가하기로 하되 인가조건을 부과하기로 했다.

다른 초고속인터넷사업자와 알뜰폰 사업자들의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결합상품 동등제공, 결합상품 할인 반환금(위약금) 폐지가 조건으로 부과됐다. 결합상품이란 TV와 인터넷, 모바일 등의 서비스에 함께 가입할 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인수로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결합상품 경쟁력이 강화돼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상당한 경쟁우위가 더 강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최대주주인 KT가 현대HCN 케이블TV 가입자(128만명)를 대상으로 결합상품을 확대할 경우 초고속인터넷시장 점유율이 상승해 KT계열의 경쟁우위가 강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현대HCN의 8개 권역에서 다른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에게 케이블TV 상품을 KT계열에 제공하는 것과 동등한 조건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현대HCN의 케이블TV가 KT의 초고속인터넷과 결합될 경우 다른 초고속인터넷 회선설비 보유사업자에게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해야 한다. KT스카이라이프의 초고속인터넷과 결합될 경우 초고속인터넷 회선설비 미보유사업자에게 케이블TV를 같은 조건으로 공급해야 한다.

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도 유·무선 결합상품을 KT에 공급하는 것과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해야 한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인가일로부터 3년 이내에 신규 가입하거나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1회에 한해 결합 해지에 따른 할인 반환금(위약금)을 부과하지 못한다. 현대HCN이 KT로부터 제공받은 설비 현황은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반기별로 보고해야 한다.

▲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전(왼쪽)과 인수후의 지배구조. (이미지=과기정통부)
▲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전(왼쪽)과 인수후의 지배구조. (이미지=과기정통부)
지역채널 계획·콘텐츠 유통 전략 수립…PP와 대가 협상 별도로 해야
과기정통부는 방송분야에서는 방송법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최다액출자자 변경에 대한 승인 심사를 진행했다.

먼저 지역성 약화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지역채널 운용을 내실화하기 위한 조건을 부과했다.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은 지역채널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채널 운영계획과 콘텐츠의 유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현대HCN 가입자를 부당하게 KT(IPTV) 또는 KT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로 전환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건도 부과됐다. 8VSB 디지털방송 상품으로의 가입 전환 또는 계약 연장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연·거부·제한하거나 불리한 요금 또는 이용조건을 부과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8VSB방식 디지털방송 가입자의 QAM방식 디지털방송으로의 가입 전환 또는 케이블TV 가입자의 위성방송·IPTV로의 가입 전환을 부당하게 강요하거나 유도하는 행위도 할 수 없다.

8VSB란 디지털 지상파 방송에 이용되는 전송방식이다. 기존의 아날로그 케이블 방송 가입자가 8VSB로 변경할 경우 별도의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 QAM은 디지털 케이블방송에 이용되는 전송방식으로 셋톱박스를 통해 방송과 양방향 통신 등의 기능이 제공된다.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은 홈쇼핑을 포함한 PP(방송채널 사용 사업자)와의 대가 및 채널번호 협상시 각각 별도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매년 PP 사용료 및 홈쇼핑 송출수수료 규모 및 증감률도 공개해야 한다. 인수 후 3년간 양사는 각각 별도 법인으로 위성방송사업 및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유지해야 한다. 콘텐츠 투자 계획의 구체화, 다른 케이블TV와의 협업사업 유지·발전, 협력업체와의 상생방안 마련도 조건으로 부과됐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인수·합병 이후에도 국내 방송통신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의 빠른심사 및 승인을 감사드린다"며 "다만 승인조건과 관련해서는 내부 검토 후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