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분할하는 SKT·SK스퀘어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은

발행일 2021-08-30 08:10:46
넘쳐나는 데이터와 숫자, 누구에게나 공개돼 있고 누구나 볼 수 있지만 해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숫자 뒤에 숨은 진실을 보는 눈, 데이터를 해석해 스토리를 만드는 힘, 넘버스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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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이 11월부터 새출발합니다. 인적분할을 통해 'SKT'와 'SK스퀘어'로 나뉩니다.
• 분할을 통해 숨어있던 기업의 가치가 살아날까요. 지금보다 기업가치가 3배 늘어나기 위한 숙제를 점검해 봅니다.
• SK스퀘어의 자회사가 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 전망은 어떨까요?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부문 대표가 새로운 구독 브랜드 'T우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국내 이동통신 1위 기업 SK텔레콤은 오는 11월부터 새롭게 출발합니다.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SKT와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로 나뉠 예정입니다. 현재 SKT의 사업부문은 크게 △MNO(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로 구분됩니다. 이중 SKT에는 유·무선 통신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SK브로드밴드·SK텔링크·피에스앤마케팅 등이 포함됩니다. SK스퀘어에는 SK하이닉스·ADT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원스토어·콘텐츠웨이브·드림어스컴퍼니 등 총 16개 회사가 편제됩니다.

SKT는 이번 분할로 통신 사업을 비롯해 보안·커머스·모빌리티 등 자회사들이 담당하던 여러 사업들이 시장에서 각자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존속회사인 SKT는 기존 통신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구독 사업도 새롭게 펼칠 계획입니다. SK스퀘어는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뉴(New) ICT(정보통신기술) 사업을 확대해 기업의 순자산가치(NAV)를 2025년에는 현재의 세 배인 75조원 규모로 키울 방침입니다.

이같은 청사진이 있는 반면 각 회사들이 넘어야 할 위험요소도 있습니다. SKT가 지난 27일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제시된 핵심투자위험 요소를 중심으로 주요 회사들의 과제를 짚어보겠습니다.


MNO, 5년간 영업익 반토막…IPTV는 OTT와 경쟁

SKT에게 이동통신 사업은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25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했기 때문이죠. 뉴 ICT 부문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MNO 부문이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MNO 부문은 향후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최근 5년간 MNO 부문의 실적 추이를 보면 시장 포화의 영향이 미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NO 부문의 매출은 2016년 약 12조4000억원에서 2020년 11조7000억원으로 감소했고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조8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MNO 부문의 실적은 이러한 시장정체 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 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습니다. 통신은 정부의 규제를 받는 대표적인 산업입니다. 통신사들을 대상으로 독점적으로 제공되는 주파수를 활용해 사업을 펼치기 때문입니다. 공공재인 주파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필요할 때 경매를 통해 사업자들에게 제공합니다. 통신사들을 규제하는 각종 법과 제도들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유통 채널별 차별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지난 2014년 10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가계통신비 감면은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후보들의 대표 공약 중 하나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시절 가계통신비 감면을 공약으로 내세웠죠. 문 대통령 취임 후 과기정통부는 통신사들에게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로 상향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고 통신사들은 결국 이를 수용했습니다. 당장 내년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있죠. 주요 후보들이 가계통신비 절감 공약을 낸다면 통신사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IPTV는 최근 수년간 SKT뿐만 아니라 KT·LG유플러스에게도 매출 효자 노릇을 했습니다. 많은 가입자들이 모바일에 IPTV·초고속인터넷을 더한 결합할인 상품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IPTV에서 유료 VOD(주문형 비디오)를 이용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의 OTT 앱을 통해 영화·드라마·예능 등의 콘텐츠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소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굳이 집에서 TV를 켤 필요가 없어진 셈이죠. 전세계 최대 OTT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도 가입자를 늘렸습니다. 이에 SKT는 지상파와 합작한 웨이브, KT는 최근 분사한 시즌, LG유플러스는 U+tv모바일을 내세워 넷플릭스에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자사의 OTT 가입자가 IPTV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있죠. SKT의 IPTV도 OTT와의 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알아두면 좋은 지식들
T우주 : 온·오프라인 쇼핑몰인 아마존, 11번가, 이마트부터 음식료(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배달의민족 등), 디지털 서비스(Google one, 웨이브, FLO, V컬러링, Xbox 게임패스, 스푼라디오 등), 모빌리티 서비스(T map, 모두의 셔틀 등), 화장품(톤28), 꽃 구독(Kukka), 반려동물 용품(어바웃펫), 보험(AIA생명), 영양제(BIOPUBLIC), 교육 (두브레인) 등의 업체와 구독자를 연결해주는 SK텔레콤의 구독 플랫폼. '모두의 유니버스, T우주'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SKT가 8월31일 론칭합니다.

이런 가운데 SKT가 새롭게 뛰어든 구독 사업에서 얼마나 선전할지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SKT는 지난 25일 신규 구독 브랜드 'T우주'를 공개했습니다. 아마존과 구글을 비롯해 이마트·스타벅스·배달의민족 등 유명 브랜드와 손잡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구독 시장에서도 경쟁은 불가피합니다. 네이버는 강력한 쇼핑 플랫폼 네이버스마트스토어에서 적립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선보였고 쿠팡은 로켓와우로 모바일 쇼핑족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극자외선(EUV)을 활용해 양산하는 10나노급 4세대 D램. (사진=SK하이닉스)
반도체 슈퍼사이클 끝?…"수요 견조하다" 반론도

신설되는 중간 지주사 SK스퀘어는 다양한 분야의 자회사들을 보유하게 되지만 가장 주목되는 곳은 SK하이닉스입니다. 반도체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거듭났지만 SK㈜-SKT-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탓에 적극적인 M&A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SK하이닉스같이 손자회사가 자회사(증손회사)를 거느릴 경우 지분을 100%를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적분할로 SK스퀘어의 자회사가 된다고 해도 SK㈜의 손자회사 신분은 유지되기에 스스로 M&A에 나서기엔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모기업인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가 대신 M&A에 적극 나설 수 있습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호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업무나 수업을 하는 경우가 늘면서 PC나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기업들도 이러한 비대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IT 기기의 생산을 확대하고 서버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반도체가 더 필요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미래의 이동수단으로 꼽히는 전기차 수요까지 더해져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심각한 공급 부족에 시달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SK하이닉스에게 긍정적이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끝자락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최대 5%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같은 전망은 아마존과 같은 대형 서버 고객과 HP 등 주요 PC 제조사들이 반도체 구매를 예전보다 소극적으로 하는 것이 이유로 꼽힙니다.

코로나19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비대면 업무와 수업에 대응하기 위한 수요가 다소 주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당수의 소비자와 기업들이 비대면에 대한 준비를 마쳤고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지만 백신 접종도 동반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합니다. 투자설명서는 주요 반도체 수요처인 서버업체가 보유중인 재고와 투자 축소로 인한 수요 감소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3~4분기는 전통적으로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반도체 기업에게도 성수기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그간 SK그룹의 반도체 관련 굵직한 M&A에 관여했던 박정호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투자 소식으로 SK하이닉스에게 힘을 불어넣을지 관심입니다. 그룹의 M&A 전문가로 꼽히는 박 CEO는 SK스퀘어의 대표를 맡을 예정입니다.

생각해 볼 문제
• 통신사가 통신 이외의 사업 분야에서 빅테크/포털 사업자 등 경쟁자를 따돌리고 경쟁력있는 시장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까?
• 기업 분할의 과거 역사를 볼 때 분할의 효과는 늘 긍정적이기만 할까?
• M&A를 알면 비즈니스 트렌드를 읽을 수 있습니다. SKT와 SK스퀘어의 다음 M&A 타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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