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사진=SK E&S)
▲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사진=SK E&S)

SK그룹의 핵심 수소 사업자로 떠오른 SK E&S가 오는 2025년까지 기업가치를 35조원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하며 향후 상장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그룹 안팎에서는 SK E&S의 상장은 단지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그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은 "SK E&S는 비상장사이지만 사외이사제를 선제 도입하고 이사회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것도 상장 가능성에 힘을 싣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보통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지배구조 확립 차원에서 사외이사제도를 미리 도입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35조원 기업가치 어떻게 만들까
추 사장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1년 SK E&S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수소,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친환경 LNG(액화천연가스) 등 4대 핵심사업 영역에서 차별화된 ‘그린 포트폴리오(Green Portfolio)’를 구축해 미래 글로벌 에너지 생태계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4대 핵심사업 중에서도 무게 중심은 수소사업에 실려있다. SK E&S는 수소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전기차 배터리의 한계를 친환경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보고 국내 수소생태계의 조기 구축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SK E&S는 2025년까지 약 18조원을 집중 투자해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그룹 계획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추 사장 역시 그룹 내 수소 사업 전담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의 단장을 겸하고 있다. 

SK E&S는 우선 친환경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기술이 성숙할 때까지 부생수소와 블루수소를 단계적으로 생산하다는 전략이다. 1단계로 2023년까지 SK인천석유화학 단지에 연 3만톤 규모의 세계 최대 수소 액화플랜트를 완공하고, 2단계로는 2025년까지 보령LNG터미널 인근 지역에서 이산화탄소를 친환경적으로 제거한 블루수소를 연간 25만톤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생산 뿐 아니라 유통과 발전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 등 유통 분야와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및 수소차·드론 등 모빌리티 분야의 활용처를 확대해 수소 경제 시대를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약 100곳을 설치하고 상생협력기금을 활용하여 액화수소 드론 등 수소 응용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 기업의 연구개발과 조기 상용화도 지원 중이다.

글로벌 수소 시장 공략도 병행한다. SK E&S는 글로벌 수소 전문기업인 미국의 '플러그파워(Plug Power)'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으로도 보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SK E&S는 올 초 SK㈜와 플러그파워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1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또한 SK E&S는 중국 3대 국영 전력 회사인 화디엔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 내 수소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며, 베트남 정부와도 수소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투자금 모아야 하는데...상장 가능성은?
SK E&S가 단순히 글로벌 1위 수소 사업자뿐 아니라 기업가치를 2025년까지 35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는 상장을 염두에 둔 행보로도 읽힌다.

무엇보다 SK E&S는 그룹 내 주요 수소 사업자 역할을 맡으며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수소사업에만 18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투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 이미 재무부담이 높은 상황이라 다양한 방식의 투자금 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SK E&S가 2조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를 진행 중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SK E&S는 현재 재무적투자자(FI)들과 2조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추 사장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 투자계획과 관련된 질문에 “18조원 투자를 혼자하지 않으며, 컨소시엄도 구성하고 일부 재무적투자자에게 우선주 발행해 같이 하려고도 한다”고 했다.

다만 SK E&S가 부담해야 하는 구체적인 투자규모와 일정에 대해서는 별도의 답변은 없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자본금을 한 번에 끌어올 수 있는 상장도 유력한 투자금 조달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SK E&S의 최대주주는 그룹 지주사인 SK㈜로 현재 지분 90%를 소유하고 있다. 지분율이 높아 SK E&S가 신주를 발행하더라도 지배력에 대한 고민이 큰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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