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핫이슈를 보다 예리하게 짚어내겠습니다. 알기 어려운 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한 발 빠른 심층취재까지 한층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게임인사이드'를 통해 <블로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게임업계의 핫이슈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 도깨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사방치기. (사진=펄어비스)
▲ 도깨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사방치기.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가 개발중인 신작 '도깨비'(DokeV)는 '메타버스' 요소를 가미한 콘텐츠, '도깨비'와 '놀이' 등 한국적 요소, 자체 엔진을 활용한 현실적 그래픽을 통해 출시전부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게임쇼 '게임스컴 2021'의 개막 행사인 '게임스컴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에서 도깨비 영상이 소개된 이후 해외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호평을 내렸다. 

미국 경제 매체인 <포브스>는 "이 게임은 슈퍼 크리에이티브하고 색깔이 화려하다"며 "정확히 내가 새로운 오픈월드 샌드박스 게임에서 보고 싶었던 것들"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게임웹진 <게임 렌트>의 경우 "도깨비는 미친(insane) 오픈월드 게임"이라며 "GTA가 포켓몬스터를 만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주요 매체들은 물론 국내 게임 커뮤니티의 반응도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검은사막' 이후 또 한번 글로벌 게임 시장에 도전하는 펄어비스의 차기작 '도깨비'는 어떻게 예고편만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을까.

가장 한국적인 글로벌 콘텐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있다. 게임스컴을 통해 공개된 '도깨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다. 도깨비는 게임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한국적인 색채를 강조하면서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가 공존한다.

거대한 오픈월드는 현재의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사실적이다. 여기에 전통 한옥, 솟대, 석탑, 풍등, 연 같은 장치들이 게임 곳곳에 배치돼 한국적인 '미'를 살렸다. 캐릭터가 타고 다니는 스케이트보드나 롤러브레이드의 경우 1990년대 아이들이 즐겨했던 놀이를 연상케한다. 도시와 시골,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듯한 게임 세계는 현실과 가상 공간이 혼합된 느낌을 전달한다. 트레일러 영상과 사진에서는 '기차놀이', '사방치기', '연날리기' 등 과거 전통놀이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 펄어비스 신작 '도깨비'의 트레일러 영상 중 한 부분. (영상=도깨비 트레일러 영상 갈무리)
▲ 펄어비스 신작 '도깨비'의 트레일러 영상 중 한 부분. (영상=도깨비 트레일러 영상 갈무리)

김상영 도깨비 리드 프로듀서는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는데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세상을 만들자고 생각했다"며 "어렸을 적 살던 부산을 추억하며 배경을 만들긴 했지만 서울에 있는 한옥이나 홍대, 달동네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한국적인 색채만 담은 것은 아니다. 도깨비의 세상은 근미래 기반의 오픈월드로 설정됐다. 게임 속 롤러브레이드나 스케이트 보드는 부스터를 가동할 수 있게 진화됐고,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화됐다. 우산을 타고 하늘을 날거나 뿅망치, 활, 물총같은 무기로 적을 공격할 때의 그래픽 이펙트는 트렌디하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전달한다. 자동차, 보드 같은 일반적인 탈 것으로 오픈월드를 누비는 방식은 GTA를 보는 듯 하다. 뿐만 아니라 라마를 타고 이동하거나 지상·하늘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유도는 GTA를 넘어 샌드박스 게임의 면모까지 갖추고 있다. 

▲ 우산을 통해 공중 플레이가 가능하다. (사진=펄어비스)
▲ 우산을 통해 공중 플레이가 가능하다. (사진=펄어비스)
이런 게임 속 세상은 스토리라인과도 연관이 깊다. 게임에서는 로봇 제조기업 '컴퍼니'가 도깨비를 잡아 인공지능(AI)칩을 심고 안드로이드 로봇으로 만든다. 유저는 꿈과 소망을 이뤄주는 도깨비가 악덕기업의 횡포로 안드로이드화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컴퍼니에게 이용당하는 도깨비를 해방시키는 과정에서 이들을 수집하고 적과 싸우며 게임 속 세상을 지키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도깨비의 출발 지점은 무엇이었을까. 펄어비스는 도깨비 기획 당시 유저간 게임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참여의 장을 떠올렸다고 한다. 김대일 펄어비스 창업자 겸 의장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만큼 그의 아이디어가 게임의 출발점이 됐다.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는 "대일 님이 고스트버스터즈 레고를 만들며 어렸을 때 느낀 감정이 떠올랐다고 하더라"며 "그 감정이 좋아서 몬스터 콜렉팅(수집)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했고 몬스터에게 에너지를 주며 잡는 플레이를 선호했던 부분도 작은 점으로 시작해 도깨비가 됐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거들뿐…상호작용 관건
"왼손은 거들 뿐"이라는 만화 '슬램덩크'의 명대사처럼 도깨비 속 메타버스는 부수적인 장치라고 개발진은 강조했다. 오픈월드인 만큼 많은 유저들이 모여 상호작용하며 그 안에서 개성을 뽐내는 메타버스 요소들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도깨비는 공개 이후 메타버스 요소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됐다. 오픈월드 기반의 게임성과 가상세계의 유저간 커뮤니케이션이 메타버스 콘텐츠의 요소를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다만 펄어비스 개발진은 메타버스가 게임의 부가 요소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영 리드 프로듀서는 "게임 본연의 재미인 탐험, 육성, 수집 등에 집중할 것"이라며 "메타버스적인 요소는 플레이에 도움이 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 도깨비에서는 나만의 캐릭터를 꾸미고 상호작용을 통해 메타버스 요소를 활용할 수 있다. (사진=펄어비스)
▲ 도깨비에서는 나만의 캐릭터를 꾸미고 상호작용을 통해 메타버스 요소를 활용할 수 있다. (사진=펄어비스)
메타버스 요소는 유저간 상호 교류를 중심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남창기 게임 디자이너는 "게임 자체적으로 다양한 커뮤니티를 갖고 있다"며 "소셜 모션, 이모티콘 등을 많이 쓸수 있게 개발중이며 후반부로 갈수록 모양새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도깨비에서 볼 수 있는 메타버스 요소의 차별성은 AI를 기반으로 한 현실세계다. 영상에서 볼 수 있었던 큰 섬의 경우 울릉도를 참고할 만큼 실제 지형에서 많은 부분을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진은 울릉도보다 고저차를 두면서도 안양, 평촌, 판교 등 국내 지형과 일상을 참조해 게임 세계관을 보다 현실감있게 구현할 계획이다.

남창기 게임 디자이너는 "아주 높은 수준의 그래픽 품질과 이를 기반으로 한 NPC의 AI, 상호작용, 도깨비 수집 여정 등이 (다른 게임과) 큰 차이점"이라고 밝혔다.

신형 엔진, 사실적 그래픽 완성
사실적인 그래픽의 원동력은 펄어비스가 개발한 신형 엔진으로부터 나온다. 펄어비스는 자체 개발한 신형 엔진을 기반으로 도깨비의 트렌디한 감성을 디자인했다.

펄어비스가 자체 구축한 '차세대 신형 엔진'은 김대일 의장 주도로 지난 2018년부터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적인 질감을 표현하는 한편 광원 효과를 강조한 고품질 그래픽을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 펄어비스의 신형 엔진을 통해 구현한 도깨비의 자연 경관. (사진=펄어비스)
▲ 펄어비스의 신형 엔진을 통해 구현한 도깨비의 자연 경관. (사진=펄어비스)
이를 통해 도깨비에서는 구름, 그림자, 일몰같은 자연적 배경이 한층 사실적으로 구현됐다. 입체적인 표현부터 바람에 휘날리거나 빛 반사까지 실제에 가까운 그래픽은 차세대 신형 엔진의 강점이다. 근미래 배경의 도심지와 산, 강, 바다 같은 지형은 실제 자연 환경을 보는 듯한 느낌을 연출한다. 

한 차원 높은 그래픽 퀄리티를 구현하기 위해 개발 기조도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공개 당시 모바일 MMORPG로 기획했던 도깨비는 고품질 그래픽 기반의 PC·콘솔 게임이 될 전망이다.

김상영 프로듀서는 "현재의 개발 방식은 과거와 비교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파이프라인이 변화했다"며 "배경을 만드는 것부터 캐릭터를 올리거나 폴리곤을 쓰는 부분까지 진보를 이뤘다. 김대일 총괄 PD도 한 픽셀도 쉬어가지 말라고 주문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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