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 등 대그룹 10곳 참여 '수소협의체' 8일 출범...삼성은?

발행일 2021-09-05 16:37:25
왼쪽부터 조현준 효성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사진=현대차)

'수소 경제'를 앞당기기 위한 국내 대그룹의 기업간 민간 협의체인 '수소기업협의체'가 오는 8일 출범한다. 수소기업협의체 참여기업은 국내 수소 산업의 밸류체인을 육성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수소기업협의체는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H2비즈니스서밋' 행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닻을 올린다. 이날 행사에는 수소기업협의체에 참여하는 그룹의 총수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그룹 총수가 참석하고,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 등 수소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경영진이 참석한다.

수소기업협의체는 당초 국내 '수소 사업'의 맡형인 현대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 등이 수소 사업을 육성하려면 그룹 간 협력이 절대적이라는 문제 의식을 공유하면서 출범했다.

지난 6월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은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만나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했다. 3달 여 만에 참여그룹이 4곳에서 10곳으로 확대됐고, 그룹 총수와 경영권 승계가 유력한 오너일가가 참여하는 기구로 확대됐다.

국내 '중후장대' 산업의 핵심 대그룹이 대거 참여했다. 현대차는 2000년 국내 최초로 싼타페(Santa Fe)의 수소전기차 (FCEV) 모델을 개발했다. 국내에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에 관심이 전무하던 시기부터 FCEV를 상용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현재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상용차 모델인 엑시언트와 넥쏘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엑시언트는 유럽과 미국에 진출해 판매되고 있고, 넥쏘는 토요타 미라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소차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수소 연료전지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고, 국내 생산공장 증설에 약 1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SK그룹은 국내 대그룹 중 수소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가장 활발하다. 지난해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고, 수소 생산과 저장·유통, 활용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수소 생산은 SK E&S와 SK가스가 맡는다. 2025년까지 약 28만톤의 블루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블루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은 수소를 일컫는다.

수소 연료전지는 SK건설(옛 SK에코플랜트)과 미국 블룸에너지가 합작한 블룸SK퓨얼셀이 생산한다. 이외에도 ㈜SK는 미국 플러그파워 등 수소 원천기술을 확보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50년까지 그린수소 500만톤을 생산하고, 수소 사업에서 연 30조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철강 생산공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도록, 수소 환원 제철 공법을 도입한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에서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고, 두산퓨얼셀이 수소 연료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종합화학이 M&A를 통해 수소 원천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를 인수했다. 이들 회사는 수소 혼소 기술을 확보한 업체들이다. 혼소기술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넣고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없는 친환경적인 발전 기술로 꼽힌다.  

효성은 최근 독일 린데그룹과 함께 수소 생산공장과 수소 충전소를 짓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및 액화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린데그룹과 합작사를 설립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액화수소 저장탱크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수소까지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사진=현대차)

코오롱은 국내 유일 막전극접합체(MEA)와 고분자전해질막(PEM)을 동시에 생산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의 핵심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수소기업협의체는 기업간 사업이 과도하게 겹쳐 경쟁이 심화되거나, 중복 투자로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각종 투자 결정을 조율하는 기구가 될 전망이다. 구속력은 없지만, 민간기업이 '탈탄소' 시대 가장 각광받는 에너지원인 수소를 활용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 수소는 생산과 저장·유통, 활용에 이르기까지 극복해야 할 기술이 상당히 많은 에너지다. 이 때문에 기업의 전폭적인 투자와 참여가 필요하다.

총수가 수소기업협의체를 직접 챙기고 있는 만큼 여타 민간기구와 달리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여 기업들은 각자 경쟁력을 확보한 수소 사업부터 밸류체인을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수소기업협의체 참여 여부도 관심이다. 삼성은 재계 1위 대그룹이지만 수소와 이렇다 할 접점이 없었다. 삼성중공업이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 및 암모니아 추진선을 개발하고 있지만 2050년을 겨냥한 것이다. 삼성물산에서 2008년부터 수소 연료전지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삼성이 수소기업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까지 구속 상태였던 점도 한몫했다.

삼성은 2015년 한화와 빅딜 당시 화학 계열회사를 매각했다. 주로 화학기업들이 부생수소를 활용해 수소 사업에 뛰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삼성이 수소 사업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되면서 경영 공백이 일부 해소됐고, 삼성이 내놓을 신규 투자 계획에 이목이 쏠려있는 상황이다. 수소 경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삼성의 참여 여부도 재계에서는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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