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우버·리프트 로고)
▲ (사진=우버·리프트 로고)

미국 텍사스주(州)가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하자 우버·리프트·범블 등 정보기술(IT)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6일 외신에 따르면 텍사스주는 이달 1일부터 낙태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이른바 ‘심장박동법(Heartbeat Bill)’으로 불린다. 낙태금지 시기를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6주로 앞당기고, 성폭행·근친상간 등으로 아이를 가진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골자다. 의학적 응급상황만 예외로 인정된다. 아칸소,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우스다코타를 포함한 최소 7개주가 이를 모방한 법안을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발도 거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텍사스 낙태금지법은) 터무니없고 비(非)미국적”이며 “수백만 여성들이 고통받게 될 것”이라며 연일 비판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이 법안은 특히 낙태 시술·방조자를 대상으로 일반 시민 누구나 소송을 제기하고 최소 1만달러(1160만원) ‘보상금’을 받아낼 수 있도록 했다. 불법낙태시술을 한 병원을 비롯해 임신 6주 이후 여성을 낙태시설까지 태워준 운전기사까지도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리프트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로건 그린(Logan Green)은 트위터를 통해 “이 법은 여성의 의료접근권과 선택권에 대한 공격”이라며 “리프트는 ‘운전자 법적 방어 기금’을 만들어 법률비용의 100%를 지원해주겠다”고 공개 발언했다. 낙태옹호단체에 100만달러(11억원)를 기부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우버 CEO인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도 로건 그린의 트윗을 인용해 “드라이버는 사람들을 그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 주는 데 있어서 위험을 감수해선 안 된다”며 “우버는 같은 방식으로 법률비용을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 우버·리프트 CEO의 트위터 갈무리
▲ 우버·리프트 CEO의 트위터 갈무리

이보다 앞서 데이팅 앱 ‘범블’은 낙태를 원하는 여성을 지원하는 구호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트위터를 통해 “범블은 여성이 설립했고, 여성이 이끌고 있다. 설립 첫날부터 가장 취약한 이들을 위해 일해왔다”며 “우리는 퇴행적인 법률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데이팅 앱 ‘틴더(Tinder)’ 운영사인 미국 매치그룹의 샤르 두베이(Shar Dubey) 최고경영자(CEO)도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사업과 연관되지 않는 한 정치적 입장을 취하지 않아 왔으나 텍사스에 살고 있는 여성으로서 개인적으로 침묵할 수 없다”며 “강간이나 근친상간 피해자에 대한 예외조차 두지 않는 이 법안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개인적으로 펀드를 조성해, 낙태를 필요로 하는 텍사스주 직원과 가족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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