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데이터와 숫자, 누구에게나 공개돼 있고 누구나 볼 수 있지만 해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숫자 뒤에 숨은 진실을 보는 눈, 데이터를 해석해 스토리를 만드는 힘, 넘버스가 함께 합니다.
Questions
1. Z세대를 사로잡은 숏폼 플랫폼의 대표 주자 틱톡, 소비력있는 M세대도 잡을 수 있을까?
2. 가볍게 즐기는 숏폼 콘텐츠로 소비되는 틱톡 콘텐츠가 본질적인 서비스 가치에서 벗어나 광고와 쇼핑 영역을 확대한다면 이용자들이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을까?
3. 틱톡이 구축한 커뮤니티의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틱톡이 숏폼 플랫폼을 넘어 ‘비즈니스 플랫폼’이 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섭니다. 앞으로 틱톡은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뿐 아니라 라이브 커머스 영역까지 진출하며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짧은 동영상 콘텐츠 소비 플랫폼으로 알고 있던 틱톡의 변신이죠. 우려와 기대가 교차합니다. 틱톡의 변신, 빠르게 변하는 플랫폼 트렌드의 특성을 간파한 의미있는 결정일까요? 아니면 수익모델이 확실치 않은 숏폼 플랫폼 업체의 몸부림일까요.

▲ (사진=틱톡)
▲ (사진=틱톡)
광고매체 한계 극복하고 한국서 라이브커머스 론칭

틱톡은 지난 9일 6000명이 넘는 마케팅 업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틱톡 포 비즈니스 서밋 2021’을 온라인으로 개최했습니다.

틱톡은 이날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제시했고요. 김승연 틱톡코리아 제너럴매니저는 “팬데믹 이후 언택트 소비가 트렌드가 되고 라이브 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는데 특히 틱톡 세대는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다”며 “한국에서 준비되는 대로 라이브 커머스를 론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틱톡이 기존 광고 매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어요.

틱톡은 앞서 지난해 국내에서 라이브 커머스 베타 서비스를 선보였는데요. MCN(Multi Channel Network) 업체인 윗유, 샌드박스 등과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했습니다. MCN은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을 위한 기획사 개념이죠. 쉽게 말해 창작자들(흔히 말하는 크리에이터)은 MCN 업체에 소속돼 온라인 플랫폼에서 연예인처럼 활동할 수 있는 지원과 관리 등을 받습니다.

베타 서비스에선 라이브 도중 제품 구매를 원할 시 네이버 쇼핑 페이지로 연결돼 구매가 가능했죠. 하지만 정식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론칭한다면, 틱톡 입장에서 또 다른 수수료를 얻을 수 있는 앱 내에서의 결제가 가능할 수 있단 예측도 나옵니다.

틱톡은 중국에서 숏폼 광고 시장뿐 아니라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이끌면서 폭풍 성장했죠. 그 결과 마케팅 수단 및 유통 채널로 막대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고요.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도 커지고 있는데요. 교보증권은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가 올해 2조8000억원에서 2023년 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는 구매 전환율 또한 5~8%로, 1% 미만인 다른 전자상거래 방식보다 높다고 전해지죠.

그동안 틱톡은 국내 대표 MCN 업체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왔는데, 이 또한 라이브 커머스 영역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온 셈입니다. MCN 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수익 창출은 단순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네요. 해외선 단순 상품 판매뿐 아니라 기획부터 제작까지 틱톡과 함께 하며 자체 브랜드 출시를 통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죠.

틱톡은 숏폼 기반 SNS 플랫폼을 넘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가겠단 포부도 전했습니다. 틱톡은 “최첨단 브랜드 솔루션과 즐거운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을 통해 실제 사업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틱톡은 지난 2일엔 ‘틱톡 토크 이벤트’를 열고 개인 창작자들의 마케팅 비결도 들려준 바 있죠. 국내서 열린 첫 미디어 행사였고요. 행사에서 닉 트랜 틱톡 글로벌 마케팅 총괄은 “틱톡은 단순한 소셜 플랫폼이 아니다”면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쟁상대는 숏폼 아닌 라이브 커머스
틱톡이 국내서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든다면 향후 경쟁상대는 쇼핑 라이브를 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가 될 수 있죠. 여기에 마찬가지로 쇼핑 라이브를 하고 있는 기존 이커머스 업체뿐 아니라 라이브 커머스 전문 플랫폼 등과도 경쟁할 수 있고요.

다만 틱톡 주 이용층이 구매력이 낮은 10대라는 점이 한계로 꼽힙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의 지난해 1월 조사 결과 틱톡의 국내 사용자 42.7%가 10대죠. 또 그간 가볍게 즐기는 숏폼 콘텐츠로 소비됐는데, 본질적인 서비스 가치에서 벗어나 광고와 쇼핑 영역이 확대된다면 이용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됩니다. 어쨌든 틱톡 자체가 SNS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인스타그램이 단적인 예 입니다. 광고가 많아지고 하단에 쇼핑 탭까지 등장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졌죠.

모바일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의 ‘소셜미디어·검색 포털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스폰서드 표기 등의 광고뿐 아니라 협찬·홍보성 게시물 등에 큰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유튜브도 2019년 이후 광고성 콘텐츠가 많다는 이용자들의 인식이 꾸준히 증가했고요.  

물론 틱톡 측은 이용자들이 틱톡의 브랜드 콘텐츠를 광고로 느끼지 않고, 마치 같은 이용자로 느낀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또 오히려 이용자들이 챌린지를 통해 광고 콘텐츠를 만드는 주체가 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고 설명하죠. 실제 틱톡이 시장조사기관 닐슨글로벌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국내 틱톡 이용자의 49%가 ‘틱톡 플랫폼에서 콘텐츠가 재미있으면 광고여도 상관없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틱톡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별 틱톡 마케팅 전략을 계속해서 소개할 것”이라며 “Z세대만의 춤추는 틱톡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노하우나 레시피, 정보, 교육 콘텐츠 등 무궁무진한 것들까지 더 많이 확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사진=틱톡)
▲ (사진=틱톡)

틱톡은 그동안 수익모델 다각화 노력을 지속해 왔습니다. 틱톡은 현재 브랜드와 기업이 차별화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틱톡 포 비즈니스’라는 광고 상품을 운영하고 있고요. 우수 창작자를 대상으론 브랜드와 매칭해주는 서비스인 ‘틱톡 크리에이터 마켓 플레이스’도 운영 중이에요. 틱톡 공식 인증 MCN 시스템을 도입해 MCN업계와 공동으로 수익을 창출합니다.

틱톡은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다양한 수익모델을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한국서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엔 후원 모델을 도입했죠. 아프리카TV 별풍선처럼 시청자가 창작자에게 틱톡 코인을 후원하면 틱톡이 수수료를 취하는 방식입니다.

릴스·쇼츠와 숏폼 경쟁…"커뮤니티가 틱톡 최대 강점"
틱톡은 현재 SNS기반 숏폼 플랫폼으론 릴스, 쇼츠 등과 경쟁 중이죠. 모두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고 편집해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고 창의성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쉬운 편집 툴로 다양한 기능과 효과, 오디오 등을 활용할 수 있는데 이 제작 도구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틱톡이 숏폼 선두주자인만큼 더 다양한 도구를 선보이고 있지만, 릴스와 쇼츠 또한 지속적으로 기능을 추가해 나갈 계획이어서 경쟁은 치열합니다.

다만 틱톡은 “다른 기능은 카피할 수 있지만 커뮤니티는 카피할 수 없다”고 강조하죠. 틱톡은 숏폼 선두주자로 챌린지 등 하나의 문화 현상들을 만들어왔습니다. 이는 틱톡 내 다양한 이용자와 창작자들의 활발한 활동 덕분인데, 이를 다른 플랫폼들이 카피할 순 없단 뜻이죠. 틱톡이 비즈니스 수익모델 다각화 노력을 지속해 온 이유이기도 하고요. 커뮤니티 선순환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릴스와 쇼츠는 각각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기존 이용자들을 내세우지만 수익모델이 마땅치 않아 보입니다. 릴스의 수익모델은 아직 광고밖에 없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고요. 광고주는 릴스에 스폰서드(Sponsored)라는 광고 표시를 할 수 있는데, 이는 인스타그램 피드에 뜨는 광고 상품과 같습니다. 광고를 하곤 있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선 인앱결제(외부 링크가 아닌 인스타그램 내에서 결제)도 되고 있지 않고요. 릴스 창작자들이 브랜드와 협업하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경우 인스타그램 쪽에서 가져가는 수익도 없습니다. 유튜브는 쇼츠를 활용한 광고 상품이 아직 없고요.

한편 틱톡은 이달 말 전 세계 미디어와 브랜드들을 대상으로도 첫 온라인 행사를 열고 틱톡의 비즈니스 수익화를 위한 기능과 제품 등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생각해 볼 문제
•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틱톡, 국내 플랫폼 업체에 주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쇼핑 부문에 힘을 쏟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죠.
• 미우나 고우나 틱톡은 광고 및 마케팅 업체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10대의 감성을 꽉 잡은 틱톡 플랫폼의 힘이죠.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전환 시 구매력있는 20~50대 소비자의 감성도 잡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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