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오는 11월12일 한국 시장에 출시된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IP(지식재산권)를 다수 보유한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시장 출시 일정을 공식화하면서 통신 및 콘텐츠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로 인해 예상되는 업계의 영향에 대해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OTT 시장에서 어떤 성적을 낼까. 출시를 앞둔 가운데 참고 지표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넷플릭스다.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OTT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넷플릭스와의 한판 승부는 피할 수 없다.

넷플릭스는 일찌감치 한국 OTT 시장을 접수했다. 디즈니플러스보다 5년 이상 앞선 지난 2016년 1월 한국에서 OTT를 출시하고 380만가구의 가입자(2020년말 기준)를 확보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사들이 합작해 만든 웨이브, CJ ENM 자회사 티빙, 왓챠, KT 시즌 등을 제치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2억900만가구다.

넷플릭스는 △기묘한 이야기 △킹덤 △D.P. 등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다른 OTT에서는 볼 수 없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국내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국내 OTT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섰지만 자본력에서 넷플릭스를 따라가기 어렵다보니 작품의 수와 인지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유명 IP를 이미 보유했다. 블랙위도우,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으로 유명한 마블시리즈와 수십년간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는 스타워즈, 라이온킹·알라딘 등으로 알려진 애니메이션, 엑스맨 시리즈 등이 디즈니플러스가 보유한 IP다. 디즈니플러스가 기존의 IP의 시리즈를 어떻게 이어갈지, 또 다른 IP 시리즈가 얼마나 등장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기존 유명 IP를 시즌제로 이어가고 있고 막대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한국법인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유한책임회사(이하 디즈니코리아)가 넷플릭스의 한국법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이하 넷플릭스코리아)만큼의 실적을 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넷플릭스코리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155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스트리밍 매출이 398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6%를 차지했다. 넷플릭스코리아의 주요 매출원은 가입자들이 내는 월간 구독료다. 회사는 회원들의 월간 구독 시작시점에 구독료를 청구하고 매월 회원가입 기간 동안에 일정 비율로 해당 매출을 인식한다.

지난 1992년 설립된 디즈니코리아는 지난 2015년10월부터 2016년9월까지의 실적이 공개된 실적의 최신 수치다. 디즈니코리아는 유한책임회사로 유한회사나 주식회사처럼 감사보고서 공시 의무가 없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이 회사의 실적이나 사업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다.

2015년10월부터 2016년9월까지의 디즈니코리아 매출은 약 1897억원, 영업이익은 188억원이다. 디즈니코리아는 △스튜디오 △디즈니 채널 및 디즈니주니어 △디즈니 소비자 제품 △게임 및 퍼블리싱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5년전 1897억원의 매출을 올린만큼 올해는 디즈니플러스의 구독료까지 더해져 매출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디즈니플러스도 국내 OTT보다는 많은 가입자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넷플릭스까지 넘어서기 위해서는 시즌제로 이어지는 킬러 콘텐츠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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