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뮤직'이 '밀리의 서재'를 인수한다. 음원 플랫폼이 오디오북 업체를 인수하는 만큼 '오디오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번 인수의 키워드는 '오리지널'과 'IP'로 압축할 수 있다.
10일 지니뮤직은 밀리의 서재 주식 25만3697주를 464억2655만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양수금액은 지니뮤직 총 자산의 18.53%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오는 30일 예정대로 지분을 취득할 경우 밀리의 서재 지분 38.63%를 확보하게 된다.
지니뮤직의 밀리의 서재 인수는 오디오 콘텐츠 업계 강자들의 만남으로 주목받았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조사한 음악 스트리밍 앱 순위(4월 기준)에서 지니뮤직은 약 29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해 3위를 기록했다. 밀리의 서재의 경우 지난 5월 기준 구독자 350만명을 확보한 전자책 구독 플랫폼 1위 사업자로 10만여권의 전자책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게 된 지니뮤직은 본격적으로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음원 플랫폼 업계가 일제히 자체 오디오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드림어스컴퍼니'의 경우 오디오북 서비스 '윌라'와 오디오 라이브 플랫폼인 '스푼'과 협업하고 있다. 자회사 '스튜디오돌핀'을 통한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어 추후 '플로'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국내 음원 플랫폼사들이 오디오 콘텐츠에 빠진 이유는 올 들어 '스포티파이'가 국내 시장에 진입한 것이 주효했다. 스포티파이는 음원 스트리밍 외에도 팟캐스트 등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며 글로벌 서비스로 거듭났다. '클럽하우스'를 통해 가능성을 본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까지 뛰어들면서 성장 모델이 점차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지니뮤직도 밀리의 서재가 보유한 오디오북 콘텐츠를 음악 플랫폼 '지니'에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밀리의 서재를 자체 콘텐츠로 확보해 지니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오디오 예능 등 신규 콘텐츠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일 지니뮤직은 "KT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2090만4514주를 KT 시즌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양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KT 시즌은 기존 KT가 가지고 있던 지니뮤직 지분 35.97%를 양도받아 새로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를 통해 시즌이 지니뮤직을 지배하면서 OTT와 음원 플랫폼간 사업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게 됐다.
여기에 지니뮤직이 밀리의 서재를 인수함으로써 IP 활용도를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밀리의 서재가 보유한 독자 성향 빅데이터 등을 통해 오디오북 IP 선호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IP 원작자와 빠른 협의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도 가능하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니뮤직이 밀리의 서재를 인수함에 따라 KT의 미디어 사업 활용도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단순한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간 결합을 넘어 OTT와의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와 IP 사업을 확장하는 계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