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송파빌딩. (사진=KT)
▲ KT 송파빌딩. (사진=KT)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하 디지코)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KT가 영업·운영 관련 부문의 인력을 재배치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KT에 따르면 노사가 최근 합의한 '2021년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의 인사 부문에는 △SMB(중소·중견기업) 영업 △C&R 운영 △IP 액세스 △지역전송 △전원(일반국사) 등 5개 부서의 인력을 직무전환 교육 후 KT 내에서 재배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 방안이 노사 잠정합의안에 포함된 것은 각 현장별로 일손이 부족한 곳에 인력을 채워주고 여유가 있는 곳은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영업과 운영 관련 부서에는 업무가 중복되거나 인력 손실이 있는 곳이 많아 재배치 대상으로 선정됐다. 

가령 전송 관련 부서의 경우 과거 전화국 시절에는 업무가 하나였지만 이후 초고속인터넷과 비즈 등의 영역으로 분산됐다. 업무가 나뉘어있지만 비슷한 전송 업무를 하는 부분은 통합하는 방식이다. 통합 과정에서 일부 인력은 직무전환교육 후 다른 부서로 배치된다. 각 지역 국사 중 규모가 작은 중요도 D등급의 경우 관리 업무를 KT 그룹사로 이관하고 현재 담당 인력은 교육 후 일손이 모자란 부서로 전환할 수도 있다. 희망자에 따라 5개 부서 외의 부서로도 직무전환교육 후 재배치될 수도 있다. KT 노동조합 관계자는 "매년 1000명씩 정년퇴임을 하고 있다보니 업무별로 인력이 많이 모자란 쪽이 있고 반대로 여유가 있는 쪽도 있어 인력을 균등 배분해보자는 차원"이라며 "일부에서 나오는 구조조정이라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잠정합의안의 인사 부문에는 유연평가제를 신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유연평가제란 현재 평가등급별로 정해진 분포 비율을 최고 등급인 S 등급을 제외한 E 등급 이하는 부서장 재량으로 자율적으로 부여하도록 한 제도다. 기존에는 등급별로 E 30%, G 50% 등으로 평가 비율이 정해져있었다면 S 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에게 모두 E나 G 등의 등급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업무 성격상 협업을 주로 해 개인별로 차등화된 평가 등급을 매기기가 어려운 부서에 먼저 적용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인사평가가 이뤄지도록 하자는 취지로 잠정합의안에 포함됐다. 노조는 기존 상대평가인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전면 수용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노사는 각 파트별로 업무가 진행되는 △AI/DX 융합부문 △융합기술원 △IT부문 등에 시범적으로 유연평가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가령 10명이 하나의 업무를 함께 진행해 각자에게 다른 평가를 매기기 어려울 때 부서장 재량으로 일괄적으로 같은 평가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KT의 디지코 전환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AI/DX 부문은 근무지도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최근 완공된 'KT 송파빌딩'으로 이전한다. KT송파빌딩은 스타트업과 주요 벤처기업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 지역과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와 인접해 B2B(기업간거래) 시장 확대와 디지코 사업을 추진하는데 최적의 장소라는 것이 KT의 판단이다. KT 송파빌딩에는 빌딩관리부터 사원증·우편배송· 좌석예약·헬스케어 등 업무 및 복지 전 영역에 인공지능(AI)·로봇·미디어·블록체인과 등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와 기술이 적용됐다.

한편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임금 연 평균 75만원 인상(평균 1% 수준) △일시금 500만원(현금 300만원·주식 200만원 상당) △영업이익의 10%를 균등 배분하는 성과배분제 △현장 특별 승진 △선택근로제 개선(주 5일 근무→주 40시간 총량 자율근무제)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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