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데이터와 숫자, 누구에게나 공개돼 있고 누구나 볼 수 있지만 해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숫자 뒤에 숨은 진실을 보는 눈, 데이터를 해석해 스토리를 만드는 힘, 넘버스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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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구독 경제' 시장은 2016년 25조원에서 지난해 40조원으로 불어났습니다. 3년 동안 60% 가까이 성장했죠.
• 올해 1월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Monthly Active User)는 895만명을 기록하면서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 월트 디즈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가 오는 11월12일 한국에 론칭합니다. 디즈니 플러스는 해외 OTT 중 넷플릭스를 꺾을 유일한 대항마로 꼽힙니다.

▲ (사진=월트 디즈니)
▲ (사진=월트 디즈니)

디즈니 플러스에 대한 관심은 비단 구독 경제 이용자들만이 아닙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습니다. 월트 디즈니는 국내 투자자들이 11번째로 많이 산 주식입니다. 지난 10일 기준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월트 디즈니의 주식 규모는 5093만 달러(609억543만원)입니다.

1위는 테슬라로 국내 투자자의 보유 금액은 9억9618만 달러(1조1710억원)로 집계됐습니다. 월트 디즈니의 투자 규모는 테슬라의 약 20분의 1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월트 디즈니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적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 (자료=한국예탁결제원)
▲ (자료=한국예탁결제원)

디즈니 플러스의 한국 론칭 이후 국내 투자자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월트 디즈니의 펀더멘털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펀더멘털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실적, 기업가치 등 특정 기업의 기본 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이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펀더멘털을 통해 알 수 있죠.

월트 디즈니의 실적부터 살펴볼까요. 월트 디즈니는 지난달 12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한국 기준으로 2분기(4월~6월)인데, 월트 디즈니의 회계 기준에 따라 3분기로 분류됐죠.

월트 디즈니가 지난해 3분기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입(매출)은 170억2200만 달러(20조178억원)였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117억7900만 달러)와 비교해 45%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23억8200만 달러(2조8012억원)를 기록했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13.9%에 달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6.7% 증가했죠.

▲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3개 분기 누적 매출은 488억8400만 달러(57조4875억원)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06억8100만 달러(59조6008억원)으로 3.6% 감소했습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1억7900만 달러(7조2665억원)로 전년 동기(75억200만 달러)와 비교해 17.6% 줄었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억2300만 달러(1조5558억원) 감소했습니다.

올해 3분기 순이익은 9억2300만 달러(1조854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47억1800만 달러(5조54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올해 3분기에는 흑자를 냈습니다.

월트 디즈니는 올해 3분기 ‘위드 코로나’로 인해 중단됐던 서비스들이 재개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디즈니랜드 △리조트 △영화 제작 및 상영 등이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돼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부터 일부 재개됐다고 말했습니다.

▲ (자료=월트 디즈니 3분기 IR북)
▲ (자료=월트 디즈니 3분기 IR북)

월트 디즈니에 따르면 올해 각국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등으로 사업에 차질을 생겨 발생한 비용은 약 10억 달러(1조1755억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월트 디즈니는 이를 충당금 계정에 반영했고, 서비스 중단이 지속되면서 적자가 불어났습니다. 

월트 디즈니의 최근 실적을 보면,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알아두면 좋은 지식들
충당금: 지출 시기와 규모는 불확실하지만, 손실 또는 비용이 발생할 경우 이를 회계상 충당금 계정에 반영한다.
OTT : 'Over The Top(OTT)'의 줄임말로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일컫는다. 넷플릭스, 왓챠 등이 OTT에 해당된다.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 플러스 등 자사의 구독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시민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하고 있는 만큼 극장과 테마파크 등 오프라인 사업에서 타격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반면 디즈니플러스와 ESPN+, 훌루(hulu) 등 월트 디즈니의 구독 서비스 이용자수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3분기 기준 디즈니 플러스 글로벌 가입자는 1억1600만명으로 전년 동기(5750만명)와 비교해 101.7% 증가했습니다. ESPN+ 가입자는 1490만명으로 같은 기간 동안 75.2% 늘었죠. 훌루는 같은 기간 가입자가 21.8% 증가해 428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 (자료=월트 디즈니 IR)
▲ (자료=월트 디즈니 IR)

디즈니 플러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발생한 매출은 테마파크 등 오프라인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과 규모가 비슷합니다. 디즈니 플러스는 올해 11월 한국에서 론칭하는 등 서비스 국가를 확대하고 있죠. 이는 디즈니 플러스의 수익 확대로 이어지고, 월트 디즈니의 성장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그럼에도 월트 디즈니의 현금흐름은 둔화되는 추세입니다. 올해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4억6600만 달러(1조7225억원)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3분기 11억6200만 달러(1조3653억원)와 비교해 현금흐름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 현금흐름은 29억3400만 달러(3조4474억원)이며,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 현금흐름은 59억3400만 달러(6조9724억원)으로 집계됐죠.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사업의 손실이 컸었죠. 올해 오프라인 사업 일부가 정상화됐지만, 현금흐름의 둔화세는 더욱 커졌습니다.

▲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기업의 현금흐름은 크게 3가지로 영업 현금흐름과 투자 현금흐름, 재무 현금흐름이 있습니다. 이중 영업 현금흐름은 기업이 수익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들어오고, 나간 현금을 작성한 계정입니다. 기업의 현금흐름이 둔화됐다는 건 외상 등으로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이 줄었다는 의미입니다.

영업 현금흐름이 둔화될 경우 기업이 투자와 배당, 차입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은 현금흐름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는거죠.

현금성 자산은 어떨까요. 올해 3분기 월트 디즈니의 현금성 자산은 160억7000만 달러(18조8822억원)입니다. 금융자산까지 합할 경우 현금성 자산의 규모는 294억2500만 달러(34조5773억원)에 달합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306억2200만 달러(35조9808억원)였습니다. 보유 현금은 소폭 줄어든 모습입니다.

▲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팬데믹은 월트 디즈니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1920년대 설립된 월트 디즈니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사업까지 확장했고, 세계에서 가장 큰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사업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졌습니다. ‘007’ 시리즈를 제작한 글로벌 제작사 MGM 매각이 한 예입니다. 미디어 산업은 불확실성이 커 언제든 상황은 뒤바뀔 수 있죠.

월트 디즈니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배경이죠. 한국 시장까지 디즈니 플러스를 론칭한 건 디즈니의 ‘온라인 영토’를 더욱 확장해야 겠다는 조바심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월트 디즈니가 어떻게 변모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볼 문제
• 월트 디즈니는 코비드19의 영향이 엔터테인먼트와 여행, 레저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사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앞으로 월트 디즈니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통해 만나게 될 전망입니다. 월트 디즈니가 개척한 '문화 콘텐츠' 제국도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지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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