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 오하이오 전기차배터리 합작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 오하이오 전기차배터리 합작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폭스바겐을 시작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자체 제작하겠다고 나서며 뜻밖의 암초를 만난 LG에너지솔루션이 확실한 ‘동맹관계’를 돌파구로 삼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공장을 세운 데 이어 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에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15일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의 신산업단지 합작공장 부지에서 배터리셀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주요 인물들이 모두 참여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 설립은 이미 예전부터 나오던 얘기다. 지난해 초부터 양사가 전기차 배터리 셀 공장 설립을 두고 협의 중이라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왔다. 양사는 공식적으로는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합작법인 설립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공장 후보지로도 이미 초기부터 인도네시아가 거론됐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성장 가능성을 보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9년 인도네시아에 1조8200억원을 투자해 약 25만대 생산 가능한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물론 전기차 투자계획은 아니었지만 인도네시아 시장을 아시아 시장 공략의 주요 거점으로 삼은 것은 확실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공장 설립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주요 광물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 현지 원재료 수급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이를 적극 활용해 전기차 산업 허브가 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와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구체적인 협업 계획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함께 2조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35Gwh 규모의 배터리셀 공장을 짓는다고 지난 4월 밝혔다. 양사의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는 연내 착공해 2023년 하반기에 배터리셀을 양산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와 같은 동맹전선 구축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을 내놓는 현재 주요한 전략으로 평가 받는다. 공동으로 투자해 이익은 나눠갖지만 투자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확실한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초 폭스바겐, 테슬라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은 자사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직접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두 업체 모두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에게는 주요 매출처를 상실하는 내용의 악재였다.

일각에선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 계획에도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하는 배터리 물량으로는 전체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뿐더러, 신규 업체가 진입하기엔 기술적 진입장벽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와 만드는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2023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2024년 상반기 중 양산이 시작되며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공급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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