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과컴퓨터는 싸이월드제트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 한글과컴퓨터는 싸이월드제트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미니룸에 친구의 미니미를 초대해서 놀고, 절친들의 미니홈피에 일촌평을 남기곤 했던 10여년 전의 '싸이질'. 최근 유망산업으로 떠오른 메타버스(Metaverse, 가상세계와 현실이 뒤섞여 시공간 제약이 사라진 세상)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이다.

메타버스 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싸이월드와 손잡는다. 미니룸이 한컴의 오피스SW에 기반해 업무를 볼 수 있는 '미팅룸'으로 바뀐다. 도토리로 수익을 냈던 싸이월드는 B2B(기업간 거래)로 사업모델을 확장한다.

한컴은 싸이월드제트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싸이월드와 연동한 '가상 스마트 미팅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5일 밝혔다.

양사는 가상 스마트 미팅룸 서비스 사업 협력, 회원 데이터 연동, 제품 및 서비스 공동 마케팅을 시작으로 향후 메타버스 공간 구성 등을 위해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시에 한컴은 싸이월드제트에 대한 지분 투자를 단행, 양사간 사업 제휴 가속화 및 전략적 사업 협력을 추진한다.

이번 계약을 통해 비대면 환경에서 소규모 회의 및 미팅이 가능한 가상 스마트 미팅룸을 구성해 싸이월드 서비스와 연동할 예정이다. 한컴은 스마트 미팅룸 서비스에 자사의 웹에디터 기술을 포함해 라우드 협업 문서작성 및 공유, 업무 결재, 회의 등이 가능하도록 구현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과 고객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쇼룸, 라운지 등 고객 접점 공간도 구성한다. 이를 통해 싸이월드의 기업 고객들이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향후 싸이월드와 함께 메타버스 공간으로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이 외에도 양사간 회원 데이터 연동을 통해서 신규 고객층을 발굴하고, 싸이월드와 한컴타자게임 등 플랫폼간 교류, 공동 마케팅 등을 추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 같은 협약 내용은 B2B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모두를 겨냥한 사업 전략이다. 특히 개인 고객들의 활성도를 높이기 위해 한컴타자게임으로 타수를 겨룰 수 있도록 한다는 대목은, 한컴이 가진 전방위적인 서비스를 싸이월드에 제공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한컴 관계자는 "이제 싸이월드 서비스는 기업 고객들에게도 제공이 되는 것"이라며 "미팅룸에서 업무와 회의를 할 수 있고 B2C로도 고객 대상 프로모션과 행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싸이월드가 가진 회원 데이터베이스(DB)는 32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일부만 싸이월드에 복귀해도 규모가 상당한 만큼, 사업성 확보가 용이하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3040세대는 싸이월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 잡코리아가 지난 4월 직장인 709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리즈 시절에 유행과 트렌드'가 뭔지 조사한 결과 30대, 40대 모두 싸이월드가 1위였다.

메타버스 시대에 진입하면서 싸이월드가 비로소 빛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싸이월드는 2010년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외산 SNS의 대두로 퇴락해 적자가 누적됐다. 2016년 프리챌 창업주 전제완 대표가 인수해 싸이홈 서비스, IoT(사물인터넷) 사업으로 재기를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폐업 위기에 몰렸다. 그 후 스카이이앤앰·인트로메딕 등 5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한 싸이월드제트가 전 대표로부터 서비스 운영권을 인수했다.

싸이월드는 국내 대표 IT기업인 한컴의 투자 및 협업을 통해 사업 재개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한컴 관계자는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합의에 의해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면서도 "싸이월드의 상징성이라든지 성장 가능성에 저희가 점수를 주고, 긍정적인 미래를 바라보고 지분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 부연했다.

손성민 싸이월드제트 대표는 "기술력을 인정받는 한글과컴퓨터가 투자자로서 또 개발과 서비스의 파트너로서 참여하게 됨으로 인해 싸이월드의 클래식 버전은 물론 메타버스 버전까지 안정성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다양한 콜라보를 통해 국민 SNS기업과 국민 소프트웨어간의 시너지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싸이월드 고유의 감성과 한컴의 클라우드 협업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 고객들에게 제3의 또 다른 가상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앞으로 각사 고객층의 니즈에 맞춘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지속적인 협력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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