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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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이통3사)가 ‘미래 먹거리’로 헬스케어 시장을 정조준했다. 통신·유료방송 사업을 영위하며 쌓아온 정보통신기술(ICT) 역량과 구독 모델 개발 노하우를 헬스케어에 접목, 시장 외연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가 수년간 쌓아온 상품화 역량을 기반으로 구독형 헬스케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적으로 헬스케어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도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도 추진하는 모습이다.

이통3사는 헬스케어 서비스 특성이 구독 모델로 체계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생애주기에 따라 건강관리를 해주는 식으로 꾸려진다. 장기 서비스를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 구독형 상품으로 기획하기 쉽다.

이통3사는 ‘구독 원조’로 통한다. 주력 사업인 통신·유료방송 서비스 모두 구독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시장조사·마케팅 등에 특화된 기업 구조를 지닌 만큼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 적합하다. 또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등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 문턱도 낮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 모두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세계적으로 구독 경제 모델이 주목을 받기 전부터 월정액 상품을 개발해왔다”며 “헬스케어는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고 구독 모델을 도입하기 쉬운 구조라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노하우도 많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개발도 용이하다”며 “때문에 헬스케어 사업에서 조만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100조원에서 오는 2026년까지 6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SKT, 가장 먼저 시장 진출…기술 고도화 ‘박차’
이통3사 중 구독형 헬스케어 시장의 문을 가장 먼저 연 곳은 SKT다. SKT는 지난해 9월 인바이츠헬스케어·마크로젠과 국내 최초 DTC 유전자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 ‘케어에이트 디엔에이(care8 DNA)’를 내놨다. DTC는 소비자들이 의료기관(병원)을 거치지 않고 기업에 직접 의뢰해 유전자 검사를 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비대면 유전자 검사·전문적인 건강 코칭 등을 구독형으로 제공한다.

SKT는 지난 1월 이 서비스를 대폭 업그레이드하기도 했다. 서비스 항목을 기존 29종에서 60종으로 2배 이상 늘렸다. 새롭게 추가된 항목은 △불면증 △요요 가능성 △근육발달 능력 △퇴행성 관절염증 △복부비만 등 건강관리에 필수적인 항목들이 포함됐다.

헬스케어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전체(유전자의 집합체·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 분석 전문기업 지니너스와 함께 AI를 활용한 인간 유전체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신약 타깃 발굴도 추진 중이다.

인간 유전체 정밀 분석은 암 진단·치료, 심근경색·치매 등 다양한 질환의 개인 맞춤형 치료를 위해 필요한 분야다. 한 사람의 정확한 유전자 분석을 위해 생산되는 데이터가 약 100GB에 이른다. 이 때문에 AI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이 선행 조건으로 꼽힌다. SKT는 이를 위한 AI기술을 지니너스와 함께 고도화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6월 SK플래닛과 유방암 조기진단 기술 보유 기업인 ‘베르티스’에 대한 지분투자를 단행하는 등 다각도로 헬스케어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플래닛은 베르티스에 150억원을 투자, 2대 주주에 오른 바 있다.

▲ SKT 모델이 유전자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 ‘케어에이트 디엔에이’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사진=SK텔레콤)
▲ SKT 모델이 유전자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 ‘케어에이트 디엔에이’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사진=SK텔레콤)

‘디지코’ KT, 헬스케어서도 플랫폼 도약…TF 중심 외연 확장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디지코) 전환을 선언한 KT는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플랫폼’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헬스케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은 물론 자체적으로 구독형 서비스 발굴도 준비 중이다. KT는 8대 성장 사업 중 하나로 디지털&바이오 헬스 사업을 꼽기도 했다.

KT는 특히 지난해 말 미래가치추진실 산하 디지털바이오헬스 P-TF 조직을 신설, 사업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코의 핵심 역량인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을 활용해 헬스 데이터 기반 디지털 바이오·헬스 플랫폼 사업에서 독자적 지위를 구축하겠단 청사진을 그렸다. 마이데이터 관점에서 개인의 다양한 건강 관련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구현하는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KT는 이 전략의 일환으로 이달 강북삼성병원·대한심부전학회·한국노바티스 등 다양한 기업·기관들과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강북삼성병원과는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 및 서비스 개발을 공동 추진한다.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현할 방침이다. KT는 지난 4월에도 강북삼성병원과 ‘디지털 헬스케어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 기반 공동구축 △강북삼성병원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디지털화 △개인 건강상태 예측·분석 알고리즘 공동개발 △KT 임직원 건강증진의 4가지 영역에서 협력을 추진키로 약속한 바 있다.

대한심부전학회·한국노바티스와는 심부전 환자의 재입원 예방을 위한 환자 입원 위험관리 서비스를 공동 연구·개발한다. KT 관계자는 “심부전 악화에 대한 전조증상을 미리 감지하고 심부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면 응급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외래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입원의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이밖에도 안전한 병원 출입을 위한 ‘디지털헬스 패스’와 AI·DX기반의 ‘스마트안심 요양병원 케어 서비스’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헬스 패스 출입 인증 서비스는 집단시설 및 다중이용시설의 출입 관리를 통해 감염병의 예방 및 전파 차단을 돕는 플랫폼이다.

▲ 사진 왼쪽부터 최동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교수), 홍인자 한국노바티스 심혈관대사 사업부 전무, 이해성 KT 미래가치추진실 디지털&바이오헬스P-TF장(상무)가 KT 광화문 동관 사옥에서 심부전 환자의 입원 위험 관리 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촬영을 진행하고 있다.(사진=KT)
▲ 사진 왼쪽부터 최동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교수), 홍인자 한국노바티스 심혈관대사 사업부 전무, 이해성 KT 미래가치추진실 디지털&바이오헬스P-TF장(상무)가 KT 광화문 동관 사옥에서 심부전 환자의 입원 위험 관리 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촬영을 진행하고 있다.(사진=KT)

LGU+, 고령인구 맞춤형 헬스케어 집중…ICT 접목 ‘눈길’
LG유플러스는 헬스케어 분야 중 고령인구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인지재활 프로그램 전문기업 ‘엠쓰리솔루션’과 치매 예방·관리 솔루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구독형 헬스케어 상품 개발의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 중 10%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다. 지난해 17조원 이상의 관리비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이 치매 문제의 심각성에 집중, 해당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환자와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치매의 진행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다”며 “제대로 된 관리·치료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엠쓰리솔루션과 PC·스마트패드·키오스크·가상현실(VR) 등을 활용하는 비대면 인지재활 프로그램 ‘베러코그’를 개발했다. 5만개 이상의 콘텐츠를 활용, 비대면 인지훈련을 통해 경도 치매가 중증으로 발전하기 전에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70여개의 치매안심센터 등에 도입돼 있다.

LG유플러스는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고령인구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사회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보건복지부의 주관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통합 돌봄’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LG유플러스는 이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 남동구에 고령인구의 건강 상태와 돌봄 콘텐츠의 효과성을 확인할 수 있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제공하기도 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새로운 돌봄 콘텐츠를 만드는 데 활용된다.

이밖에도 테라젠바이오와 유전체검사·장내 미생물 검사 등 특화 서비스를 활용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발굴도 추진하고 있다. 헬스케어 데이터를 결집, 맞춤형 솔루션과 서비스 매칭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협력을 진행 중이다. 양사가 개발한 헬스케어 서비스 상품은 구독형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 사진 왼쪽부터 이선우 엠쓰리솔루션 대표, 박종욱 LG유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인지저하증 예방·관리솔루션 사업 협력에 관한 협약을 맺고 기념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 사진 왼쪽부터 이선우 엠쓰리솔루션 대표, 박종욱 LG유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인지저하증 예방·관리솔루션 사업 협력에 관한 협약을 맺고 기념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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