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핫이슈를 보다 예리하게 짚어내겠습니다. 알기 어려운 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한 발 빠른 심층취재까지 한층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게임인사이드'를 통해 <블로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게임업계의 핫이슈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LG유플러스가 서비스하는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지포스나우'의 프로 멤버십(유료 회원) 가입 불가 방침이 추석 시즌이 지난 22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달 말 지포스나우 게임 목록에 '로스트아크'를 추가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이용자가 서버 수용량을 초과한 만큼 운영사 측이 관련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 프로 멤버십을 신규 가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서버 수용량 부족 등으로 인해 무료 이용자도 대기열이 발생하는 등 게임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지포스나우로 꽂힌 시선
지포스나우는 엔비디아에서 출시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그래픽 카드가 탑재된 서버 컴퓨터에서 게임 연산을 담당하며, 그 결과를 클라이언트에게 출력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원격으로 제어하기 때문에 낮은 성능의 PC에서도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로스트아크 이용률이 급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달 25일 로스트아크가 지포스나우를 통해 서비스 되면서 많은 유저들이 해당 플랫폼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포스나우를 활용하면 저사양 환경에서도 로스트아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유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이용자도 급증했다. 

2018년 11월 출시된 로스트아크는 고사양을 요구하는 온라인 MMORPG인 만큼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에 부합하는 게임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로스트아크의 최소사양은 인텔 i3(라이젠3), 지포스 GTX 460(AMD 라데온 HD 6850), 램 8GB 이상이다. 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보다 높고 '배틀그라운드'보다 낮은 요구사항이다. 권장사양의 경우 인텔 i5(라이젠5), 지포스 GTX 1050(AMD 라데온 RX560 2G, 1080p FHD 기준), 램 16GB 이상을 요구한다.  

▲ (사진=스마일게이트)
▲ (사진=스마일게이트)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장점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스마일게이트RPG와 지포스나우 측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로스트아크의 경우 2018년 11월 출시 이후 PC방 점유율 5위권을 지키며 온라인 MMORPG 장르 중에서는 가장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LoL, 배틀그라운드, 서든어택 등 팀 플레이 위주의 MOBA 및 슈팅 게임이 대세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운영과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성을 입증했다. 이는 지표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로스트아크는 지난달 기준 동시접속자 24만명을 돌파했고 순 이용자 수도 100만명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oL, 배틀그라운드, 서든어택 등 점유율 5위권 내 게임 가운데 유일하게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에 안착하며 기록적인 성과가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서버 용량 초과라는 변수 때문에 지포스나우 내 로스트아크 등 일부 게임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지포스나우 측이 가상머신 최적화 작업 및 서버 증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서버를 대폭 늘려 안정적인 환경을 구축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포스나우는 지난달 25~31일까지의 요금은 청구하지 않는 한편 이달 12일까지 유료 멤버십을 해지할 경우 '9월' 요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포스나우 측은 공식 채널을 통해 실시간 현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22일 기준 현재 베이직, 프로, 프리미엄 서버가 모두 '혼잡' 상태이며 로스트아크 구동 시 음성만 나오는 문제를 1차 패치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포스나우 사태, 클라우드 게이밍 대중화로?
업계 일각에서는 지포스나우의 서버 상태가 원활하게 복구될 경우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도 지금보다 한층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스트아크' 뿐만 아니라 신규 고사양 게임이 추가되면 저사양 PC 환경을 가진 수요층을 대거 흡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게임 산업의 신규 성장동력으로 꼽히며 거대한 잠재력을 내비쳤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맞물려 초고속·초저지연 등을 강점으로 대용량 고품질 게임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을 각각 파트너사로 둘 만큼 5G와 플랫폼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 (사진=지포스나우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지포스나우 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본격화 되면서 '킬러 콘텐츠'에 대한 부재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게임을 스트리밍해 시공간의 제약을 없앤 것까지는 좋았으나 소위 '할 만한 게임'을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에서 할 수 있는 게임들 대부분이 출시 1년이 지난 타이틀이 많았고 파트너사와의 협업 관계에 따라 서비스 목록에서 이탈하는 경우도 잦았다. 

전문가들은 지포스나우 사태를 통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사업자들이 생각하는 킬러 콘텐츠의 범주 기준도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PC방 주요 인기 게임들을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에 탑재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포스나우 사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떤 게임을 서비스하느냐에 따라 수요층에 큰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라며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을 서비스하면서도 대중성 있는 콘텐츠를 확보해 저변을 넓혀가는 방안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대중화를 앞당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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