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루 헬스(Meru Health) 앱을 이용하는 모습(사진=메루 헬스)
▲ 메루 헬스(Meru Health) 앱을 이용하는 모습(사진=메루 헬스)

온라인 정신건강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국 스타트업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코로나19 백신은 개발됐지만 '코로나 블루(우울증)'에 대한 극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수요도 그만큼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4일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메루 헬스(Meru Health)는 23일(현지시간) 시리즈 B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3800만 달러(약 446억원)를 확보했다. 인더스트리 벤처스가 3000만 달러의 자기자본성 금융(Equity financing, 자본계정에 투자)을 주도했고 볼드 캐피털 파트너스, 파운드리 그룹, 프리스타일VC, FMZ벤처스, 렉셀 소셜 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JP모건이 800만 달러의 부채성 금융(Debt financing, 부채계정에 투자)을 제공했다.

이로써 메루 헬스는 2016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액 5130만 달러(약 603억원)를 기록했다. 메루 헬스는 이번 투자액을 미국 내에서의 전국적 확장, 파트너십 확대를 비롯해 초기 우울증, 번아웃(극도의 피로감), 불안 징후를 보이는 이들을 대상으로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한 솔루션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메루 헬스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정신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자격증을 보유한 치료사가 12주 동안 맞춤형 치료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후에는 웨어러블 바이오피드백(몸에 부착된 감지기를 통해 생리적 기능의 변화를 알려줘 신체기능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도록 유도하는 기법) 기기를 통해 우울증 치료를 돕는다.

이 회사에 따르면 중증도 정도의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48%가 치료에 반응했고, 60%가 12개월간의 후속치료에서 우울증과 불안감 감소를 경험했다. 이 같은 응답률은 항우울제 연구 결과에서 치료 종료 시 20% 미만, 12개월 후 사후관리에서 30% 미만으로 나타난 것보다 높은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메루 헬스는 지난해 고객 기반이 10배 가량 늘어나고, 약 700%의 수익 성장을 보였다. 불안과 우울증으로 인한 근로자 생산성 저하를 우려하는 고용주들도 공략했다. 메루 헬스는 고용주의 비용 절감액이 참가자 1인당 평균 6000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메루 헬스는 "디지털은 훌륭하지만 인간의 손길이 없다면 활용성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이에 심신(心身)을 동시에 다루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대화 치료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음식과 기분의 연관성까지 함께 고려한 영양, 수면 지도까지 포함한다.

메루 헬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티안 란타는 "책임감 또는 인간적인 교류가 없다면 사람들을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고 결국 중도포기하게 될 것"이라며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 획득을 위한 요소들을 도입하고 환자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란타는 형 피터(Peter)가 우울증과의 싸움에서 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메루 헬스를 창업했다. 정신건강 치료 제공 기관들에 대한 접근성의 부족, 치료의 불일치성과 낮은 효용성을 경험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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