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의 우주 레스토랑 '스페이스 220' 내부(사진=월트 디즈니 블로그)
▲ 디즈니의 우주 레스토랑 '스페이스 220' 내부(사진=월트 디즈니 블로그)

디즈니가 지구 궤도에서 우주비행사들의 식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을 열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과 관련한 지식들을 숙지하면 더욱 진귀하고 재밌는 경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주과학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과 <컬렉트스페이스>는 23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발행한 협업 기사에서 디즈니의 몰입식 레스토랑 '스페이스 220'을 소개했다. 이 레스토랑은 이달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에서 정식 개관했다. 매일 오전 11시~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스페이스 220의 세스 로즈 총괄 매니저는 컬렉트스페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이스 220의 콘셉트는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WDI, 디즈니 테마파크를 설계하는 부서의 명칭)의 아이디어"라며 "나사와의 협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사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스페이스 220에선 우주 비행과 그 역사를 알 수 있는 흔적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우선 스페이스 220이라는 명칭은 지상에서 220마일(355km) 높이에 위치한 국제우주정거장(ISS)의 개념에서 따온 것으로 해석된다.

스페이스 220에 방문한 고객은 우주 엘리베이터인 '스텔라베이터(Stellarvator)'에 탑승해 식당에 입장한다. 에프코트(디즈니월드를 구성하는 테마파크)로부터 가상의 센타우리(Centauri) 우주 정거장까지 220마일을 초고속으로 오르는 이 엘리베이터에서 승객들은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우주 엘리베이터라는 아이디어는 1895년 러시아 과학자인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가 에펠탑에서 영감을 받아 지상에서 우주 정지궤도까지 도달하는 거대한 탑을 고안한 데서 출발한다. 이후 나사 산하 연구기관인 마셜 우주비행센터 엔지니어들의 공헌으로 개념이 진전됐다.

스텔라베이터의 바닥에 배치된 창문을 통해 나사 케네디 우주센터의 우주선 발사현장도 볼 수 있다.

레스토랑이 위치한 센타우리 우주정거장에 도착하면 창 밖으로 지구를 조망할 수 있다. 지구 궤도에 있기 때문에 행성의 자전은 보이지 않지만, 영상 기술로 이를 구현했다. 만약 흐린 날 에프코트에 도착한 방문자라면 구름으로 뒤덮인 플로리다 중부를, 별이 총총한 밤에 저녁을 먹는 이들은 땅바닥까지 훤히 내려다보이는 지구를 감상할 수 있다.

디즈니 대변인은 "이 묘사는 플로리다 외곽의 실제 기상 상황을 토대로 생중계된다"고 전했다. 여기서 이용되는 기상 데이터의 대부분은 나사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운영하는 정지궤도운용환경위성(GOES)과 같은 기상 위성에서 도출했다.

▲ 디즈니의 우주 레스토랑 '스페이스 220'에서 제공하는 음식들(사진=월트 디즈니 블로그)
▲ 디즈니의 우주 레스토랑 '스페이스 220'에서 제공하는 음식들(사진=월트 디즈니 블로그)

스페이스 220의 메뉴는 갤락틱 랍스터 글로브(Galactic Lobster Globe)와 같이 우주적인 느낌을 주는 작명이 돋보인다. 더 스페이스 그린스(The Space Greens)라는 샐러드는 우주비행사들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만드는 레시피와 매우 비슷하다. 2015년부터 우주비행사들은 역에서 채소 생산 시스템을 이용해 재배한 상추와 농작물을 요리해 간식을 즐겼다.

바에서는 우주 비행사 아이스크림과 함께 제공되는 '빅 탕'(Big Tang)이라는 메뉴도 맛볼 수 있다. 수성 우주선에 공급하는 물의 금속 맛을 상쇄하기 위해 나사가 고안한 감귤류 음료 분말인 탕(Tang)에서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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