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를 통해 중국 시장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동시에 규제당국의 칼날을 피해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중국이 주최하는 '세계인터넷대회'(WIC)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한 투자를 재확인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테슬라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테슬라 유튜브 영상 갈무리)
WIC의 사전 녹화 영상에서 일론 머스크는 "중국이 자동차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에서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많은 자원과 노력을 투자했고, 이는 중국을 디지털화의 글로벌 리더로 만들었다"며 "테슬라는 중국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R&D) 노력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의 친중 행보는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17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세계 신 에너지차 회의'(WNEV)에 보낸 영상에서 일론 머스크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전기차 기술력 확보를 위한 노력에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무역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상태에서 테슬라 CEO의 친중적 행보는 미국에서도 부정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미국 매체들은 일론 머스크의 중국 띄워주기식 발언에 대해 "아첨적"이라는 표현을 들며 질타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는 중국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만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자, 일론 머스크가 이를 완화하기 위한 방편을 꺼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중국군과 일부 국영기업들에게 테슬라 전기차 사용을 금지시킨 바 있다. 테슬라 전기차에 달린 카메라가 내부 정보를 유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애 대해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차량이 중국을 비롯한 지역에서 간첩활동에 쓰인적이 있다면 공장 문을 닫겠다"고 밝히며 사태 수습에 나선 바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일론 머스크는 WIC 사전녹화 영상에서 한 번 더 데이터의 안전성을 언급했다. 그는 "테슬라는 생산, 판매, 서비스 및 충전을 포함해 중국에서 생성된 모든 데이터를 현지화하기 위해 현지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며 "모든 개인 식별 정보는 해외로 이전되지 않고 중국에 있는 보안 저장소에 저장한다"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의 친중 행보는 중국 내 전기차 매출과도 연관성이 있다. 테슬라는 2018년 중국 상하이에 제조 공장을 설립한 이후 매출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2019년 29억8000만달러였던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66억6000만달러까지 성장했다.

CNBC는 "테슬라는 중국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생긴 이후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현재 테슬라는 중국에서 개인정보 보호 및 소수의 리콜에 대한 규제 조사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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