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벤틀리)
▲ (사진=벤틀리)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사의 '브랜딩'을 강화하기 위해 '럭셔리카'의 대명사인 벤틀리 출신 임원을 영입했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와 EV6(기아) 등 디자인과 성능을 겸비한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해외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여전히 가성비가 우수한 차량으로 인식되고 있어 브랜딩을 고급화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벤츠와 벤틀리 등을 거친 PR 전문가를 영입했다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27일 앤드류 로버츠를 상무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메이커를 두루 거치면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했다. 2006년까지 랜드로버에서 근무했고,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메르세데스 벤츠 영국법인에서 근무했다. 이후 벤틀리로 자리를 옮겨 2019년까지 커뮤니케이션 담당 임원을 역임했다.

▲ 앤드류 로버츠 상무.(사진=현대차)
▲ 앤드류 로버츠 상무.(사진=현대차)

앤드류 로버츠 상무는 글로벌 메이커를 두루 거치면서 브랜드를 강화했다는 평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버츠 상무가 20여년 동안 글로벌 메이커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와 기아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공헌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그룹이 앤드류 상무를 영입한 이유는 자사의 브랜딩이 역량에 비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브랜딩이란 소비자들이 현대차와 기아라는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느껴지는 이미지와 신뢰도들을 포괄하는 의미다.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에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이러한 감정들을 통해 브랜드에 가치와 이미지를 부여한다.

그런데 현대차그룹이 해외 시장을 진출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메이커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이른바 '가성비' 전략을 활용하면서 이 같은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의 성능과 품질은 개선됐는데, 여전히 소비자들은 현대차를 가성비가 좋은 차로 인식한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차량의 비중을 줄이고, 전동화 차량 위주로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차종을 최소 12개 이상 내놓는다. 내년 아이오닉6를 출시하는 등 보다 진보한 전기차를 출시한다. 여기에 프리미엄 세단형 전기차를 발표해 '대중화 전략과 고급화 전략'을 동시에 구사한다.

현대차는 배터리 성능을 높여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확대한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700와트시(WH/L) 이상 높인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재 약 3세대 배터리까지 쓰이고 있다. 3세대는 약 600WH/L의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다. 현대차는 2023년까지 650WH/L 이상으로 밀도를 높이고, 2025년부터 750WH/L(5세대 배터리)까지 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려면 차량의 원가와 판매가격 모두 인상된다. 해외 시장에 내놓을 차량들이 인기를 얻으려면 현대차와 기아의 브랜딩 또한 고급화돼야 한다. 이 때문에 벤츠와 벤틀리 등 럭셔리 브랜드를 두루 경험한 로버츠 상무를 기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버츠 상무는 "다른 어떤 자동차 그룹도 현대차그룹과 같은 수준의 야망과 진보적인 디자인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제 목표는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전 세계 고객들이 현대차와 기아가 제공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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