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드 픽업트럭.(사진=포드)
▲ 포드 픽업트럭.(사진=포드)

SK이노베이션과 미국 포드의 합작사가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양사는 지난 5월20일 합작사 설립을 공표한 이후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혈맹'에 이어 전지사와 전기차 제조사가 설립한 또 하나의 대규모 합작 프로젝트다. 'SK와 포드'의 합작 프로젝트 투자 규모는 'LG와 GM'을 넘어섰다. 관건은 포드의 전기차가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느냐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합작 프로젝트는 시장에 여러 의문을 남기고 있는 가운데 가속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28일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 Oval SK)' 공장의 투자계획을 발표한다. 블루오벌SK는 합작사의 사명이다.

양사는 114억 달러(한화 13조1020억원)를 추가로 투자한다. 지난 5월 총 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4달 여 만에 투자 규모를 늘리기로 확대했다. 투자 금액은 기존 6조원에서 13조원으로 늘어났다. SK이노베이션은 이중 44억5000만 달러(5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5조1000억원의 투자금은 R&D 센터와 트레이닝 센터 등을 제외하고 순수 배터리 공장에 투입되는 투자금을 SK이노베이션의 합작사 지분 50%으로 반영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포드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며, 미국에서 이뤄진 배터리 공장의 투자 중 최대 규모이다.

이날 투자 행사에는 빌 포드 회장과 짐 팔리 사장이 포드 측 대표로 참석하고, SK이노베이션에서는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와 임원들이 참석한다.

▲ SK이노베이션 미국 배터리 캐파.(사진=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미국 배터리 캐파.(사진=SK이노베이션)

양사가 투자규모를 확대함에 따라 당초 예상됐던 배터리 캐파(capa, 생산능력)도 수정됐다. 양사는 당초 6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 그런데 향후 전기차 수요를 고려해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각각 43GWh, 86GWh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

당초 목표한 캐파보다 115%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 1·2공장까지 합할 경우 미국 내에서 150GWh 규모의 캐파를 갖게 된다. 미국 내에서만 전기차 225만대에 납품할 배터리를 생산한다.

순수 전기차로 제작된 픽업 트럭은 일반 전기차와 비교해 1.5배 이상 배터리가 더 들어간다. 테슬라가 공개한 사이버트럭의 배터리 용량은 100kWh로 추정된다. 아이오닉의 배터리 용량은 72.6kWh, 테슬라 모델Y는 75kWh이다. 사이버트럭에 탑재되는 배터리가 최소 25kWh 이상 많다.

전지사 입장에서는 픽업트럭에 배터리를 납품할 경우 더 많은 양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관건은 포드의 전기차 전환이 성공할 수 있느냐다.

▲ (자료=SNE리서치)
▲ (자료=SNE리서치)

전기차 시장에서 포드의 브랜드 파워가 크지 않은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은 약 70만대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에서는 26만대를 팔 것으로 점쳐진다.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은 GM과 현대차와 비교해 밀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투자로 미국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캐파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함께 미국 내 6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와 별개로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70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2025년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캐파는 135GWh(합작사 포함)로 늘어난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간 캐파 격차는 5GWh로 좁혀진다. 파우치 배터리를 필두로 한 두 전지업체가 미국에 경쟁적으로 캐파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향후 전기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치뤄야 할 비용도 늘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