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왼쪽부터) 조니 아이브 애플 CDO, 팀 쿡 애플 CEO
▲ | (왼쪽부터) 조니 아이브 애플 CDO, 팀 쿡 애플 CEO

애플의 전성기를 주도한 조너선 폴 아이브(Jonathan Paul Ive·조니 아이브) 전(前)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페라리 모회사인 엑소르(Exor)와 손을 잡았다. 오는 2025년 출시를 예고한 ‘페라리 전기차’ 개발을 위한 포석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엑소르와 페라리는 조니 아이브가 이끄는 디자인회사 ‘러브프롬(LoveFrom)’과의 협업을 발표하면서 “페라리의 전설적인 성능과 탁월함을 러브프롬의 경험·창의성과 결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엑소르는 페라리의 최대 지주사로 피아트크라이슬러, 유벤투스FC,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도 보유하고 있는 거대 그룹이다.

조니 아이브의 ‘페라리 전기차’ 기대해볼까
이번 협업이 조명 받는 이유는 조니 아이브 때문이다. 1992년 애플에 입사한 아이브는 고(故)스티브 잡스와 함께 아이맥·아이팟·아이폰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면서 산업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렸다. 2017년 문을 연 애플파크도 그의 작품이다. 잡스의 ‘영혼의 단짝’으로도 유명했던 조니 아이브는 지난 2019년 애플을 떠나 동료 디자이너인 마크 뉴손과 함께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에어비앤비의 디자인 고문을 맡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페라리와 러브프롬의 구체적인 협업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업 전반에 걸쳐 다방면으로 협력하겠다”는 설명이 전부다. 일각에선 새로운 페라리 브랜드나 액세서리 디자인에 대한 예상을 내놓고 있다. 또 조니 아이브가 ‘페라리 전기차’의 밑그림을 그릴 거라는 기대도 흘러 나온다. 페라리는 아직 신형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SF90 스파이더, 296 GTB 등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모델만 출시한 상태로 전기차 시장에서는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페라리는 오는 2025년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6월에는 반도체 전문가인 베네데토 비냐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영입하기도 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페라리는 전자제품 전문가인 비냐를 새 CEO로 임명해 세간을 놀라게 했는데, 비냐가 이전에 몸 담았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애플의 주요 공급업체이기도 했다”며 “조니 아이브는 슈퍼카 제조사가 최초 전기차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조니 아이브는 공동성명을 통해 “특별한 회사의 전문 디자인팀과 협력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우리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기회를 통해 중요하게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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