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트소프트 서초 사옥 전경(사진=이스트소프트)
▲ 이스트소프트 서초 사옥 전경(사진=이스트소프트)

소프트웨어(SW) 기업 이스트소프트가 전 직원 대상으로 연봉을 인상하는 내용을 담아 새로운 보상 정책을 시행한다. 추석 연휴 이후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IT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이 본격화하면서 인력유출 우려가 높아지자 방어전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트소프트는 전 직원 대상으로 연봉을 일괄 400만원 인상하고 평균 1000만원 규모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한다고 29일 밝혔다. 직급과 직책에 차등 없이 전 직원 대상으로 연봉을 인상하며, 내달부터 연봉 인상분이 반영된 급여를 지급한다는 설명이다. 스톡옵션은 오는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안건 결의를 통해 부여할 예정이다.

복지몰이나 일상생활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도 오는 10월부터 기존에서 100% 인상된 금액으로 지급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일상화에 발맞춰 업무 장비를 지원하는 정책도 마련했다. 재택근무 중 사무실 출근이 필요할 경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올해 연말까지 서울 서초동 사옥 3개 층의 지정좌석제 운영을 폐지하고 스마트워크가 가능한 공용 오피스로 재단장할 계획이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그동안 회사의 발전과 성장에 함께 한 모든 직원과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이번 보상 정책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번 정책 시행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회사의 성장을 직원과 같이 공유할 수 있도록 보상 정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회사의 발전과 함께 한 모든 직원에게 실질적인 보상 제공과 추가 성장 요인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스트소프트의 올 상반기 매출은 4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6억원으로 202.5% 증가했다.

이번 보상 정책은 이스트소프트의 보안 사업 전문 자회사인 이스트시큐리티 전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앞서 지난달에는 게임 '카발 온라인'으로 잘 알려진 이스트게임즈가 직원별 성과에 따른 연봉 인상을 단행했고, 5월에는 포털 사이트 '줌(ZUM)'을 운영하는 줌인터넷이 전 직원에 20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 3500주를 주겠다고 했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각사 간 보상책에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선 "이스트시큐리티 대표이사는 본사 대표이사가 겸임을 하고 있어 본사의 정책을 그대로 따른다"며 "이스트게임즈 같은 경우는 이미 지난달에 연봉이 인상됐고, 그룹사 전체가 보상을 올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이스트소프트그룹의 주요 매출원을 담당하는 분야에 대해 모두 보상책이 적용됐다. 이 회사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 매출에서 인터넷SW(보안·SW) 사업이 38.1%, 인터넷게임 사업 26.8%, 인터넷포털 사업이 23.9%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선제적이라기보다 방어적인 측면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IT업계의 연봉인상 릴레이가 촉발된 건 올 초 게임업계로부터다. 지난 2월 넥슨이 전 직원 연봉을 800만원 올리자 엔씨소프트는 개발직군 연봉을 1300만원 인상하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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