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 연료전지(사진=두산퓨얼셀)
▲ 수소 연료전지(사진=두산퓨얼셀)

두산그룹이 수소 연료전지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글로벌 수소 연료전지 시장은 3세대인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위주로 좁혀지고 있어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두산그룹은 수소 연료전지 전문회사인 '두산에이치투이노베이션'을 설립했다고 30일 밝혔다. 신설회사는 수소 연료전지 기술개발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두산과 두산퓨얼셀 등 여러 계열회사에 분산된 수소 연료전지 연구개발(R&D) 체계도 정비한다.
 
신설회사에게 지워진 가장 막중한 '미션'은 SOFC 개발이다. 현재 시장은 3세대인 SOFC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1세대는 PEMFC(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와 PAFC(인산현 연료전지)였고, 2세대는 MCFC(용융탄산염 연료전지)였다. 그리고 현재 글로벌 업체들은 3세대 개발에 나서고 있다.

SOFC는 섭씨 600~1000도 환경에서 작동하는 연료전지로 전해질로는 전도성 세라믹을 사용한다. 수소와 도시가스, 바이오가스 등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어 차세대 연료전지로 평가받고 있다. 타 연료대비 발전효율이 높아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상용화되는 추세다.

SOFC는 발전소 외에도 선박 추진용 연료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쓸 수 있다. PAFC는 섭씨 150~200도에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범위가 제한적이다. 수소 외에 다른 연료는 넣을 수 없다. 또 액체전해질의 부식 문제와 백금 촉매가 고가인 게 단점이다. 

이 시장의 대표기업으로는 미국 블룸에너지(Bloonenergy), 일본 아이신(aisin), 영국 세레스 파워(Ceres Power) 등이 있다. 두 회사는 SOFC 계열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블룸에너지는 SK에코플랜트와 합작사 '블룸SK퓨얼셀'을 설립했다. 아이신은 토요타의 자회사다.   

두산퓨얼셀은 리딩기업이던 한국퓨얼셀(옛 포스코에너지)이 미국 퓨얼셀에너지와 법적 갈등을 벌이는 동안 국내 '톱티어' 업체로 부상했다. 지난해 한국퓨얼셀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였다.

하지만 수소 연료전지 시장이 매해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3세대 SOFC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두산퓨얼셀의 현재 점유율은 의미를 갖기 어려운 실정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2050년 글로벌 수소경제 시장은 약 3000조원으로 전망된다. 수소 연료전지 시장은 약 1104조원이다.

수소 연료전지 시장의 글로벌 '톱티어'로 부상할 경우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의 경영난으로 위축된 사세를 뒤집을 수도 있다. 

두산그룹이 연구개발 역량을 한 데 모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형 SOFC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전 밸류체인에 걸쳐 두산퓨얼셀이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R&D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문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수소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각 사로 분산된 수소 관련 기술개발 역량을 재정비했는데 그 중 하나가 SOFC 기술 조기개발을 위한 R&D 법인 신설이었다”며 “신속하고 효율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수소를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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