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가 개발 중인 UAM.(사진=혼다)
▲ 혼다가 개발 중인 UAM.(사진=혼다)

일본 혼다가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 사업에 진출한다. 혼다는 최근 공들여 육성한 수소전기차(FCEV) 사업에서 철수하는 '용단'을 내렸다. 이후 UAM과 로봇, 우주 사업 등 첨단 산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이중 우주 사업을 제외한 UAM과 로봇은 현대자동차그룹이 먼저 진출한 것으로 혼다가 현대차를 좇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을 택했다는 관측이다.

1일 혼다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업 계획을 밝혔다. 혼다는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고,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혼다가 역점 사업으로 꼽은 모빌리티는 UAM이다. 혼다는 자사가 발표할 UAM을 'eVTOL(전동 수직 이착륙기)'로 정했다. 혼다는 소형 가스터빈과 연료전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UAM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시사했다. 연료전지에 의한 UAM은 배터리 용량 문제로 항속거리가 짧아 도시 내 이동에 그치고 있다는 게 혼다의 설명이다.

혼다는 연료전지 기반의 UAM을 가스터빈과 연료전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바꿔 도시 간 이동이 가능하도록 항속거리를 늘릴 계획이다. 

▲ (자료=혼다)
▲ (자료=혼다)

혼다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아바타 로봇(Avatar Robot)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바타란 자신의 분신을 의미하는 시각적 이미지란 뜻으로 산스크리트어 '아바따라(avataara)'에서 유래됐다. 아바타는 인터넷 채팅과 쇼핑몰, 온라인 게임 등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가상육체로 사용되고 있다.

혼다는 아바타를 로봇으로 구현한다. 자신의 역할을 현실에서 대신하는 로봇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AI(인공지능)와 원격조종, 제어능력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협동로봇 형태와 유사하지만, 이를 아바타로 구현한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혼다는 우주 산업에도 진출한다. 혼다가 목표로 한 우주는 달이다. 혼다는 "달에서의 활동과 개발 확대를 목표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달에는 물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이를 이용화하기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달에서 인류가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혼다의 비전이다. 연료 전지와 고압 물 전기 분해 기술을 활용해 달에서 순환형 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와 산소로 저장해, 수소는 연료전지에 탑재해 전력으로 활용한다. 산소는 달에 체류하는 사람의 거주용 산소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혼다는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이를 연구 중이다.

혼다의 이러한 계획은 지난 6월 수소전기차(FCEV)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밝힌 지 약 3달 여 만에 나온 것이다. 혼다는 세계 최초로 상용수소차를 내놓았지만, 현대차와 토요타에 '퍼스트 무버'의 자리를 내줬다. 혼다의 수소차 클라리티는 현대차의 넥쏘(Nexo)와 토요타의 미라이(Mirai)와 비교해 판매가 크게 저조했다.

혼다는 결국 클라리티를 끝으로 FCEV 시장에서 철수할 뜻을 밝혔다. 혼다는 2008년 수소차 신모델인 클라리티를 내놓았고 2016년 클라리티 신모델을 출시했다. 혼다는 현재까지 3종류의 수소차 모델을 내놓았다. 결국 시장에서 밀려나 혼다의 수소차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 혼다 클라리티.(사진=혼다)
▲ 혼다 클라리티.(사진=혼다)

대신 혼다는 미래 모빌리티인 UAM과 로보틱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그런데 혼다가 내놓은 새로운 경영전략은 현대차가 이전부터 추진하던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UAM과 로보틱스 전략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 수소연료전지 브랜드인 '에이치투(HTWO)'를 설립했고,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 제네시스 에어 모빌리티를 설립했다. 지난 6월에는 9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수의 인수를 마무리했다.

▲ 현대차 UAM.(사진=현대차)
▲ 현대차 UAM.(사진=현대차)

현대차는 UAM에 에이치투의 비행용 수소 연료전지를 탑재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영국 모빌리티 기업 '어반-에어포트(Urban-Air Port)'는 플라잉카 공항 '에어원(Air One)'을 영국에 건설 중이다. 국내에서는 한화그룹의 계열사 한화시스템이 UAM을 개발하고 있다. 에어택시 사업을 위해 미국의 에어택시 업체 오버에어에 지분을 투자했다.

현재 UAM 시장에서 가장 앞선 업체는 미국의 스타트업 조비 에비에이션이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1회 충전으로 약 242km 비행에 성공하며 에어택시 분야에서 세계 최장 비행 기록을 세웠다. 이 회사는 조벤 비버트 최고경영자(CEO)가 2009년 창립했다.

글로벌 UAM 시장은 2040년 1조500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된다. 2030년부터 연평균 30%씩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와 한화시스템 등 국내외 다양한 업체들이 UAM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혼다는 후발주자이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