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국내 기업들이 경쟁도 및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연이어 철수를 선언하면서 이용자들에게 백업 작업을 수반하는 수고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서비스 종료와 재개가 반복되면서 '클라우드 난민'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SKT는 최근 자사의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베리'를 완전 종료했다. 클라우드베리는 지난 2016년말 종료된 '티클라우드(T cloud)'의 후신이다. 또 티클라우드의 전신은 2011년 출시한 '티백플러스(T bag plus)'다.

예컨대 SKT의 통신 서비스와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를 10년 이상 사용한 장기고객이라면 데이터를 보존하기 위해 백업을 세 번은 하는 '데이터삼천지교'를 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개인용 클라우드 통폐합 과정 속에서 사진, 연락처 등 데이터를 유실한 고객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SKT측은 클라우드베리 종료 직전 고객들에게 알림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해 고객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종 백업률이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SKT 관계자는 "사진 등 일부 파일만 선별적으로 다운로드를 받은 경우도 있어 그런 것까지 추적하기는 어렵다"며 "클라우드베리 사용을 많이 하셨던 분들에게는 메일뿐 아니라 전화까지 해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안내를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IT기업들은 연이어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철수를 선언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난 9월 30일 끝냈다. KT는 2010년 출시한 '유클라우드'를 2018년 '엠스토리지'로 개편하고 서비스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9월 10일 종료했다. LG유플러스 또한 지난 8월 동종 서비스인 'U+보관함'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U+박스'를 오는 12월 1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이동통신사들이 밝힌 공통적인 서비스 종료 사유는 사업, 시장 환경의 변화로 서비스 지속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업 환경의 변화는 개인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외산 클라우드가 대세가 된 상황을 일컫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월간순이용자(MAU)는 구글 드라이브·포토(1614만5368명)가 가장 높았고 네이버 마이박스(327만3915명), 마이크로소프트 원드라이브(126만6303명)가 뒤를 이었다. 이동통신 3사의 서비스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총 72만명에 그쳤다.

이에 이통3사는 개인용 대신 B2B(기업간거래) 클라우드 시장으로 타깃층을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SKT는 간접적으로 개인 클라우드 시장에도 '양다리'를 걸쳐 놓고 있다. 지난 8월 출시한 'T우주' 구독상품에 구글의 클라우드 공간인 '구글 원' 월 100GB 제공 옵션을 제공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구글 원 역시 구독형 클라우드 모델이다. SKT와 구글 양사가 구독료 수입을 나누는 형태의 사업인 셈이다.

SKT는 2016년 티클라우드를 종료했을 당시에도 시장 상황의 변화를 이유로 들었다. 자사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버리고 구글 클라우드와 공생하는 길을 택한 것은 그런 기조에서 보면 실리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개인 고객들에 대한 편의성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행보가 고객들의 충성도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은 20%에 달했다.

SKT 관계자는 "대체재가 너무나 다양하게 있었고, 서비스 종료에 대한 건 오랜 기간 동안 안전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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