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러그파워 액화수소 생산 공장.(사진=플러그파워)
▲ 플러그파워 액화수소 생산 공장.(사진=플러그파워)

SK E&S가 미국의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Plug Power)와 함께 아시아 수소시장에 진출한다. 플러그파워는 나스닥에 상장된 기술기업으로 '현금 부자'인 기업이다.

지분(Equity)을 팔아 대량의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수소 생산공장을 건설하는데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은 플러그파워의 적자가 장기화됨에 따라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하기도 했다. 플러그파워는 글로벌한 '탈탄소' 정책으로 수소 사업의 중요도가 커짐에 따라 주목받고 있다. SK그룹은 플러그파워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기업 중 하나다.

SK E&S는 6일 플러그파워와 아시아 수소사업 공동 추진을 목적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계약식에는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과 앤드류 J. 마시 플러그 파워 CEO 등이 참석했다.

추 사장은 "합작법인을 통해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며 "수전해 기술을 활용해 SK E&S가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시 플러그파워 사장은 "SK그룹의 글로벌 사업 역량을 활용해 아시아 수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합작사는 SK E&S가 51%의 지분을, 플러그파워가 49%의 지분을 보유한다. 양사는 2024년까지 수소 연료전지 및 수전해 설비 등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가 팩토리와 R&D 센터를 수도권에 짓는다.

합작사는 향후 전국 100여개 수소 충전소에 액화수소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플러그파워는 미국 전역에 120개 액화수소를 운영 중이며, 수소 생산과 유통 사업의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 플러그파워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 카운티에 그린수소 생산공장을 건설했다. 이 공장은 하루 평균 30메트릭톤의 청정 수소를 생산해 미국 샌디에이고주부터 캐나다 밴쿠버의 고객에 공급한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대량의 전기를 써야 하는 게 단점이다. 청정수소를 생산하려면 생산 방식도 재생에너지를 활용해야 한다.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로 그린수소를 생산할 경우 '조삼모사'라는 비판도 있다. 수전해로 생산된 수소는 채산성이 낮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 연료전지 종류별 특징.(자료=한국과학기술평가원)
▲ 연료전지 종류별 특징.(자료=한국과학기술평가원)

플러그파워는 아마존과 월마트 등에 수소 연료전지를 탑재한 지게차를 공급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플러그파워의 점유율은 95%에 달한다. 플러그파워의 수소 연료전지는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로 3세대 수소 연료전지로 분류된다. 현재 글로벌 수소 연료전지 시장은 3세대인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가 대세이다.

게다가 SOFC 타입의 수소 연료전지는 미국의 블룸에너지(Bloomenergy)가 생산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SK에코플랜트와 합작사 블룸SK퓨얼셀을 설립했다. 이 때문에 SK E&S와 SK에코플랜트가 동시에 수소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하면서 계열사 간 사업이 중복됐다는 지적이다. 

플러그파워에 대한 시장의 신뢰 문제도 있다. 플러그파워는 지난해 회계 부정이 드러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기도 했다. 자산과 주주 자본, 현금흐름에 누락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자료=플러그파워 IR)
▲ (자료=플러그파워 IR)

플러그파워는 설립 이래 한차례도 흑자를 낸 적은 없지만 재무상태는 매우 우량하다. 플러그파워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억9651만 달러(2325억원), 영업손실 1억3791만 달러(1632억원)를 기록했다. 순손실은 1억6038만 달러(1915억원)에 달했다. 매해 막대한 손실을 감내하면서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5% 늘었다. 영업손실은 164.6% 커져 매출이 증가한 것 이상으로 손실이 불어났다. 이는 고스란히 최대주주인 SK㈜의 실적에도 반영됐다. SK㈜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78억원의 순손실이 플러그파워에서 나왔다.

▲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올해 상반기 현금성 자산은 31억6017만 달러(3조7416억원)로 집계됐다.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140.7% 증가했다. 손실은 164% 가량 늘었는데, 현금성 자산은 140% 가량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은 3175만 달러(375억원), 장기차입금은 1억3008만 달러(154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9.8%를 기록해 재무구조가 매우 우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 등에서 조 단위 투자를 받아 곳간은 여유로운 것이다. 타인 자본을 적극 활용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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