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쏘카 자회사 브이씨엔씨가 운영하는 타다 차량.(사진=쏘카)
▲ 쏘카 자회사 브이씨엔씨가 운영하는 타다 차량.(사진=쏘카)
토스가 타다를 인수한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8일 쏘카가 보유한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 지분 60% 인수를 결정하고, 3사간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논의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급속도로 추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업계에선 이례적으로 빠르게 결정된 사례로 알고 있다. 특히 두 대표가 친분이 있어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타다가 필요했던 토스, 타다를 팔아야 했던 쏘카
토스는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Grab)에서 실마리를 얻어 타다를 인수했다. 타다에 토스결제 등을 붙여 금융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자와 산업 종사자의 선택폭을 넓히겠다는 포부다. 특히 모빌리티·핀테크를 결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2000만 토스 이용자, 900만 쏘카·타다 이용자를 대상으로 확장된 멤버십·혜택 등을 제공해 ‘공동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국내 택시시장 규모는 연간 매출액 기준 약 12조원에 달한다”며 “절반 정도가 호출 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토스의 결제사업 등 여러 금융서비스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스는 지속적으로 사업모델이 고착화된 시장에 진출해 편리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시해 왔다. 이번 인수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차량호출 서비스로 시작한 그랩은 필리핀·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8개국, 200여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중국 디디추싱, 미국 우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다. 금융시장에도 진출했다. 간편결제인 ‘그랩페이’를 비롯해 소액대출·보험업까지 나서면서 ‘핀테크 공룡’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타다는 지난 2018년 11인승 승합차를 통해 국내 ‘승차호출(Ride Hailing)’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회사다. 170만 사용자를 확보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지만 지난해 4월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으로 기존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재 ‘타다라이트’를 통해 개인·법인택시 면허 보유자를 대상으로 택시가맹사업을 운영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에서는 토스 페이·뱅크와 타다의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핀테크가 결합되면 결제액이 상당하다. 차량 구매를 위한 대출이나 보험상품 개발 같은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욱 태평운수 대표는 “타다 안에 택시가 없었다면 토스가 인수하지 않을 거다. 토스는 결제·금융업을 하기 때문에 결제가 일어나는 사업을 해야 하는데 모빌리티에서 가장 많은 결제가 일어나는 게 택시이기 때문”이라면서 “차량대금 등을 묶어 사업할 것으로 보이는데 택시사업자 입장에선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쏘카는 타다를 정리하면서 상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쏘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타다는 작년 매출 59억원, 순손실 112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은 109억원, 순손실은 4억이었다. 쏘카는 내년 증시 입성이 목표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박사는 “쏘카의 차량대여(셰어링) 서비스는 흑자전환이 임박했지만 타다는 적자를 보고 있다. 쏘카가 상장을 앞두고 구조를 개편하면서 타다를 매각할 것으로 예상돼 왔으나 생각보다 시기가 빨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수는 타다가 신주를 발행하고, 토스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르면 10월 주식인수계약을 마무리하고, 올해 말 재단장한 타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8월 타다 신규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이정행 전(前) 최고기술자(CTO)가 대표직을 그대로 이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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