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한국판 오리지널 라인업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하반기 'D.P.', '오징어게임'으로 연이은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는 내년 라인업에 '퀸 메이커'까지 추가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8일 <블로터> 취재 결과, 배우 김희애·문소리가 출연을 검토중인 '워맨스'(우먼로맨스) 장르 드라마 '퀸 메이커'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다. 

▲ '오징어게임'을 포함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 '오징어게임'을 포함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퀸 메이커'의 제작은 영화 '앵커', '싱글 인 서울'을 담당했던 '인사이트필름'이 맡았다. 오진석 감독이 연출을 담당하며 문지영 작가가 대본을 집필할 예정이다. 드라마 '용팔이'를 연출한 이후 SBS에서 퇴사해 제작사 '에이스토리'로 이직했던 오진석 감독은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를 통해 넷플릭스와 인연을 맺은 이후 '퀸 메이커'를 통해 또 다시 의기투합하게 됐다. 문지영 작가의 경우 드라마 '스타일', '아이 러브 이태리', '후아유' 등을 집필했다. 

앞서 지난 6월 '퀸 메이커' 주요 배역에 배우 문소리와 김희애가 물망에 올랐을 때만 해도 편성 채널이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킨 바 있다. 최근 배우 류수영도 퀸 메이커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송 채널과 OTT 플랫폼 가운데 어떤 형태로 제공될 지 관심을 모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편성되는 '퀸 메이커'는 극명하게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여자가 정의와 진실이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는다. 김희애는 이미지 컨설팅 전문가이자 '오승숙'(문소리 분)을 서울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황도희' 역을 맡을 예정이다. 문소리의 경우 노동 인권 변호사이자 인기 유튜버로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오승숙' 역이 유력하다. 

'퀸 메이커'까지 넷플릭스에 실리며 플랫폼간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인간수업'·'마이 네임'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의 신작 '종말의 바보'(가제)와 네이버웹툰 원작 기반 '사냥개들'을 오리지널 시리즈로 준비중이다. 

▲ 배우 김희애(왼쪽)와 문소리. (사진=YG엔터테인먼트, 씨제스 홈페이지 갈무리)
▲ 배우 김희애(왼쪽)와 문소리. (사진=YG엔터테인먼트, 씨제스 홈페이지 갈무리)

이외에 영화 '은교'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신작 '썸바디'부터 '정이', '지금 우리 학교는', '고요의 바다', '수리남', '모범가족', '블랙의 신부', '택배기사', '소년심판', '글리치', '페뷸러스', '위기의 여자', '서울대작전', '모럴센스', '카터', '셀러브리티', '야차', '연애대전' 등의 드라마와 영화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편성을 확정짓거나 논의중이다.

다만 넷플릭스는 '퀸 메이커' 오리지널 시리즈 편성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날 넷플릭스 관계자는 <블로터>에 "(관련 드라마의 편성에 대해서는)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를 확대하는 것은 한국판 콘텐츠만의 경쟁력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징어게임'은 15일째 글로벌 TV 프로그램 1위를 지키며 한국 콘텐츠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이 날 기준 79개국 '넷플릭스 오늘 전세계 톱 10 프로그램(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경쟁력이 높은 한국 콘텐츠를 오리지널 시리즈로 대거 편성해 다음달 12일 론칭하는 '디즈니+'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계획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한국 첫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과 청소년 범죄를 조명한 '인간수업'을 통해 콘텐츠 파급력을 확인했다. 모든 한국판 오리지널 시리즈가 흥행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스위트홈' 등 웰메이드 콘텐츠가 꾸준히 글로벌 넷플릭스 차트 톱10에 이름을 올리면서 넷플릭스가 한국 작품에 투자를 늘리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 2월 'See What’s Next Korea 2021'를 통해 올해 55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밝히며 '고요의 바다', 'D.P.', '마이 네임',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 '오징어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킹덤: 아신전',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등 다양한 오리지널 시리즈 라인업을 공개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후 모처럼 만에 편성되는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영화 '카터'와 '모럴센스'의 제작 소식도 함께 공개된 바 있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될 경우 자유로운 창작 환경을 보장받는 데다 흥행하면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며 "올해 디즈니+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OTT업계 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전도 치열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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