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코인 옮기려면 60만원 내라…투자자 자산권도 '가상'?

발행일 2021-10-11 08:42:11
이더리움 관련 일러스트(사진=이더리움 공식 홈페이지)


가상자산(암호화폐)이라고 해서 투자자의 자산권(개인이나 법인이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재산을 소유하고 처분할 수 있는 권리)도 가상인 것인가.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원을 둘러싸고 이 같은 지적이 나온다. 특정 거래소에서 상장폐지한 코인을 사고 팔기 위해선 다른 전자지갑으로 출금해야 하는데, 코인원의 경우 높게는 60만원 수준의 출금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따른 이익 소멸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은 코인원에 코인이 묶여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 10일 코인원이 공지한 가상자산 출금 수수료를 보면 룸네트워크(LOOM)에 2300 LOOM을 책정했다. 이날 오후 3시 25분 기준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룸네트워크 시세가 0.1184달러(141.61원)인 점에 비춰보면 코인원에서 타 거래소 지갑으로 룸네트워크를 보내려면 33만원 가량의 LOOM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코인원은 1 LOOM부터 출금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1~2299 LOOM을 코인원에 보유한 투자자는 '있어도 없는 자산'과 마찬가지다.

또 코인원은 스톰(STORM)의 출금 수수료로 1만3200 STORM을 받고 있다. 스톰 코인과 토큰스왑(향상된 기능을 가진 새 토큰으로 교환)된 스톰엑스(STMX)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56만원을 출금 수수료로 내야 한다.

코인원 관계자는 "이더리움의 경우 자체적인 가스비(수수료)가 발생하다 보니 시세에 따라 변동이 많이 되고, 저희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너무 높다 싶으면 조정을 하기도 한다"며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정책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출금 수수료는 거래소 운영업체가 자의적으로 매긴다. 이더리움 기반(ERC-20)의 가상자산인 룸네트워크와 스톰엑스의 전송비 원가는 얼마일까? 오후 3시 49분 기준 이더리움의 이동 내역을 보여주는 이더스캔에 따르면 ERC-20 계열 코인의 전송비용은 저속 18.44달러, 고속 18.91달러(한화 2만2000원~2만3000원)다. 이에 견줘보면 코인원은 두 코인 이전 시 약 30~50만원의 마진을 챙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스비가 이더리움 네트워크 혼잡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동하기는 하지만, 코인원이 받는 수수료와의 괴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가스비가 낮아질 경우 코인원의 마진성은 더 높아진다.

코인원은 지난 2019년 BTC 마켓(비트코인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을 종료하며 이 시장에 상장된 룸네트워크와 스톰 등 가상자산의 거래 지원도 중단했다. 사측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하고자 BTC마켓의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고 사유를 밝힌 바 있다. 코인원 자체 판단으로 이뤄진 코인 상장과 폐지에 따른 리스크를 투자자들에게 전이시키는 것은 물론 수익까지 챙기려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는 "각 거래소마다 정책에 따라 수수료를 더 높게 책정할 수도 있겠지만 수십 배 차이가 나는 것은 지나친 문제"라며 "중구난방으로 상장할 때는 언제고 무더기 상폐해서 거래도 출금도 못하게 한다. 갑질 등의 횡포에 해당되지는 않는지 불공정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고 성토했다.

이 투자자는 "코인원 측에 세차례 요청했었는데 코인원 측에서는 수수료가 높을수록 TXID(트랜젝션에 부여된 아이디)를 블록체인에 등록시키는 시간이 빨라지기 때문에 코인원에서 추가로 더 높게 책정될 수 있다는 답변만 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미 상장폐지된 코인을 뭐가 급해서 등록 우선순위를 높이나"고 주장했다.

코인원은 상장폐지된 코인 출금을 지원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일정 수수료가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또 출금 수수료를 조정 중에 있는 상황으로, 수수료 공지가 오래돼 새롭게 반영했다고도 전했다. 12일 확인 결과 코인원은 룸네트워크 출금 수수료로 230 LOOM, 스톰에 42 STORM을 책정해 조정을 완료했다.

거래소의 코인 상장 및 폐지 행태가 문제되는 건 업계 1위 업비트도 마찬가지다. 업비트는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6월부터 24종에 이르는 코인들을 상장폐지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겼다. 업비트는 별다른 손해 없이 짭짤한 수수료 이익을 얻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해당 24종 코인의 거래 수수료는 업비트 전체 수수료의 4.34%인 1744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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