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연구소 내부에서 시범 운영중인 로보셔틀의 모습.(사진-현대차)
▲ 남양연구소 내부에서 시범 운영중인 로보셔틀의 모습.(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에 '자율주행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차는 연구소에 △수요응답형 로보셔틀 운영 △자율주행 차량 관제 시스템 개발 △원격 자율주차 기술 개발을 위한 자율주차타워를 건설한다. 연구원이 자율주행 기술을 실증하고,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연구소 내부에 조성한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일부터 연구소 내부를 순환하는 로보셔틀 4대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에서 자체 개발한 쏠라티(Sola Ti)를 기반한 자율주행 차량으로 지난 8월부터 세종시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 차량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했다. 차량이 스스로 주행 상황을 인지·판단한 후 제어한다. 일부 제한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운전자가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

현대차는 로보셔틀에 인공지능(AI) 기반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인 셔클을 접목했다. 기존 남양연구소 내부를 순환하는 셔틀버스는 왕복 기준 총 45개의 버스 정류장에 모두 정차하지만, 로보셔틀은 이용자가 셔클 앱을 통해 승하차를 희망한 정류장에만 정차하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현대차는 로보셔틀을 통해 자율주행 데이터를 지속해서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 관련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웹 기반 자율주행 차량 관제 시스템도 신규 도입했다. 차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정상적인 자율주행이 불가능한 경우 관제사가 차량의 자율주행 시스템에 원격으로 접속해 차량의 운행 경로를 새롭게 설정하는 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약 600대 이상 주차가 가능한 8층 높이의 주차타워도 내년 하반기 완공한다. 주차타워는 원격 자율주차(RPP·Remote Parking Pilot) 등 다양한 신기술 개발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현대차는 자율주차타워에서 차량이 목표 주차공간을 스스로 선별하고, 최적의 이동 경로를 생성해 자율주차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환경을 구현할 예정이다.

장웅준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 상무는 "남양연구소 내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자율주행 인지·판단·제어 기술을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안전한 로보셔틀·로보택시·로보배송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축에 나선 건 레벨4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미국 테슬라 등 경쟁 업체들이 보다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내놓으면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등이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 자율주행 분야의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을 설립했다. 양사가 각각 50%씩 투자했다.

모셔널은 지난 2월 일반도로에서 무인 자율주행차의 시험 운행을 진행했다. 여러대의 무인 차량으로 교차로, 비보호 방향 전환 상황에서 주행했으며, 혼잡통행 상황에서도 자율주행을 시험했다. 자율주행 관련 시험 인증기관 '티유브이슈드'에서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업계 최초로 운전석을 비워둔 상태에서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 미국 도로에서 시험운행 중인 모셔널의 자율주행 차량.(사진=현대차)
▲ 미국 도로에서 시험운행 중인 모셔널의 자율주행 차량.(사진=현대차)

모셔널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150만 마일(약 241만 km)의 사전 시험을 거쳤고, 수 십만 명의 인력을 투입해 10만 시간 이상의 자체 안전 평가과정을 거쳤다.  

이외에도 벨로다인(라이다 센서), 앱티브(자율주행 솔루션), 엔비시크(AR-HUD) 등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고정밀 지도(HD 맵핑)을 개발하고 있다. 2023년부터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정밀지도(HD 맵핑)를 현대차와 기아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용 ADAS 표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올해 말부터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차종에 적용한 후 적용 모델을 확대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레이더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구축하는 테스트베드는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것으로 기술 고도화에 있어 핵심적인 과정이다. 현대차가 테슬라와 GM 등 글로벌 메이커와 비교해 얼마나 나은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일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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