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닥터나우는 현재까지 병·의원 및 약국 대상 제휴 수수료 ‘0원’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사진=닥터나우)
▲ △닥터나우는 현재까지 병·의원 및 약국 대상 제휴 수수료 ‘0원’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사진=닥터나우)

조제약을 배달해주는 ‘닥터나우’가 비대면 진료·처방약 배송 등을 두고 대한약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13일 밝혔다. 투자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새한창업투자, 해시드, 크릿벤처스 등 벤처캐피탈(VC)이 참여했다. 이로써 닥터나우의 총 누적투자액은 120억원에 이르게 됐다.

약사회 ‘갈등’에도 100억 투자 유치
2019년 설립된 닥터나우는 국내 최초 비대면 진료·처방약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약국 개설자·의약품 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약사법이 문제가 돼 서비스를 접었다가, 작년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자 사업을 재개했다. 의원 진료는 물론 조제약 배달까지 나서면서 150여곳의 병·의원, 약국 등과 손잡고 원격진료·처방약 배달 등 의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누적 다운로드는 27만건, 월이용자수(MAU)는 10만명에 이른다.

이같이 원격의료 시장에서 닥터나우가 급속도로 성장하자 약사업계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대한약사회는 닥터나우로 인해 현행법상 불법인 약 배달 서비스가 정식 허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약을 약국 이외의 기관에서 판매하면 의약품 오남용·변질 등의 위험이 있다는 게 주장의 골자다. 업계에서는 약사들이 매출 하락을 우려해 닥터나우에 반발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시적’ 비대면 진료는 숙제...개발자 채용에 총력
닥터나우는 ‘의료계의 토스’가 목표다. 다만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가 ‘위드(With) 코로나’에서도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앞서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이달 7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비대면 진료는) 환자와 의료인 간 감염을 막기 위한 한시적 조치였다”면서 비대면 진료가 중단될지 묻는 질문에 대해 확답을 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닥터나우는 투자자들이 존속 여부에 대한 우려보다 비대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감에서 비대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지만 필요성에도 공감했다는 것이다. “만성질환자, 노령층 등 의료취약계층이 닥터나우를 통해 편리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 만큼 갑작스럽게 정부가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닥터나우 관계자는 밝혔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강동석 소프트뱅크벤처스 부사장은 “의료산업 변화에 대한 시대적 흐름과 필요성을 인지하고 투자를 고민하던 중 매월 40%에 가까운 닥터나우의 빠른 성장세와 실행력에 매료됐다”며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힘이 될 수 있는 상생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닥터나우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비대면 진료의 편의·혜택을 강화하고 산업 인지도를 높여 이용자 저변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개발인력도 뽑을 방침이다. 현재 상시 채용을 진행 중으로 특히 개발직군에는 전(前)직장 연봉 대비 최대 1.5배 인상, 최대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 제공 등 파격적인 채용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는 “이번 투자 과정에서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약속해준 투자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디지털 의료 서비스 저변 확대에 더 공격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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