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컴오피스 2022' 제품 이미지(사진=한글과컴퓨터)
▲ '한컴오피스 2022' 제품 이미지(사진=한글과컴퓨터)

국내 1세대 소프트웨어(SW) 기업 한글과컴퓨터가 자체 개발 기조에서 선회해 '한컴 생태계' 조성을 선포했다. 자사 오피스 SW를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을 늘림으로써 코로나19로 크게 증가한 디지털 전환 수요를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글과컴퓨터는 '한컴오피스 2022'를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한컴 관계자는 "한컴오피스 2022는 생산성 플랫폼으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기능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보다는 서드파티(3rd Party)와의 협력을 통해서 다양한 기능을 확대함과 동시에 오피스 생태계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컴오피스 2022는 개인화와 함께 주요 ICT(정보통신기술)과의 연계성에 주안점을 뒀다. 기존 서체와 템플릿을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었던 '한컴애셋' 메뉴에 추가기능 탭을 신설, 사용자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선택적으로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한컴애셋에는 △단축키 도우미 △HWPX 변환기 △옛한글 코드 변환기가 탑재되며, 점차적으로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별 니즈에 맞춘 메뉴 구성이 가능해지고, 기능 추가를 위한 패치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사측 설명이다.

개방형 문서표준이자 머신리더블(기계판독형)한 문서형식인 HWPX의 이점을 활용한 기능도 추가됐다. 문서 내 표, 그림, 도형에도 태그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해 문서 데이터의 검색, 분류, 추출이 가능해졌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서의 활용이 더욱 용이해질 전망이다.

한컴오피스 2022의 워드프로세서 '한글'에는 고대비 모드 지원, 검토 의견 삽입하는 '메모'에다 댓글을 달 수 있는 메모회신 기능 등을 추가했다. 스프레드시트 '한셀'에는 지원 함수를 347개에서 455개로 확대하고 번역기능도 추가했다. 프레젠테이션 '한쇼'에서는 편집을 원치 않는 개체들에 선택적으로 락(Lock)을 걸 수 있는 '개체 보호하기' 기능, '애니메이션 없이 보기' 기능을 새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한컴은 한컴오피스 2022의 오픈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가이드와 SDK(소프트웨어개발키트)는 내년 1월 개발자센터 오픈을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개발자센터를 통해 한컴오피스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외부 개발자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며, 한컴오피스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자체 마켓을 개발하는 등 단계적으로 오피스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핵심 제품인 한컴오피스에도 '개방형 생태계' 조성 전략을 적용한 점이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저마다 개방형 협업을 통해 '윈도 생태계', '갤럭시 생태계' 조성을 외치고 있다. MS는 아마존과 손잡고 윈도11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지원하고, 삼성전자는 현대자동차 등 완성체 업체와 협력해 스마트폰을 자동차 키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컴은 이처럼 ICT기업들이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통해 핵심 제품의 경쟁력과 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업 IDC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최근 5년간 한국 내 미국산 SW 점유율은 56.3%에서 59.9%로 증가했으나, 국산 SW의 점유율은 25.7%에서 23.6%로 낮아졌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하면서 클라우드에 설치된 다양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근무하는 추세가 자리잡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클라우드 SW 전환이 더디게 나타나 외산과 경쟁이 어려워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컴은 한컴오피스를 기존 설치형에서 클라우드형으로 전환해 스마트워크를 위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서 탈바꿈시키고자 한다. 외부 개발자들과의 협력은 한컴의 이 같은 사업전략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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