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입드(Typed) 소개 이미지(사진=비즈니스캔버스)
▲ 타입드(Typed) 소개 이미지(사진=비즈니스캔버스)

클라우드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에서 국내 토종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지식관리 SaaS인 타입드(Typed)의 개발사 비즈니스캔버스 얘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비즈니스캔버스는 타입드의 CBT(Closed Beta Test) 7개월차인 지난달 132개국에서 사전 가입자 1만명을 유치했다. 지난해 7월 창업해 1년 남짓한 업력으로 B2C(기업 대 소비자) 시장은 물론 B2B(기업 대 기업) 시장까지 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플랜트 전문기업 스페코와 이 회사의 계열사인 종합악기기업 삼익악기가 타입드 도입을 위한 기술실증(PoC: Proof of Concept)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비즈니스캔버스는 타입드를 활용한 문서 작업속도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워드보다 3배 빠르다고 강조한다. 폴더 관리의 필요성이 없고, 문서 작성과 동시에 별도 애플리케이션 없이 원스톱으로 자료 조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타입드는 구글의 '워크스페이스'를 연동해 구글 독스·슬라이드·시트를 작업도구로 제공한다.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지식의 관계성을 정의하고 분류함으로써 문서 작성 시 필요한 연관 자료를 찾아 헤매는데 필요한 시간을 줄여준다. 구글 크롬의 웹 확장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웹에서 원하는 URL을 곧바로 타입드 라이브러리 안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능성에 주목해 비즈니스캔버스와 손잡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파트너들도 점증하고 있다. 네이버 클라우드와 SaaS 솔루션 글로벌 시장 진출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구글 클라우드와도 협업을 진행해 사업적 시너지를 계획 중이다. 폴라리스오피스와는 웹 오피스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구글과 커플링한 '타입드'…한국에서 '슬랙' 사례 만들까

다양한 협력사례 중에서도 구글과의 관계가 주목된다. 타입드가 직접적인 비교상대로 워드를 겨냥한 점, 그리고 구글도 타입드의 성장을 바람직하게 본다는 측면에서다. 라이언 박 구글 포 스타트업 매니저는 "백링크(역참조)와 리소스 추천 기능은 분산된 정보를 처리할 때 필수적"이라며 "타입드의 지식 네트워크는 수고를 최소화하면서 지식의 결합을 최적화해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추천사를 전하기도 했다.

비즈니스캔버스가 겨냥한 협업용 SW 시장은 빅테크들의 전쟁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협업이 보편화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SaaS가 해결책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워치는 2018년 87억9000만 달러(약 10조4000억원) 수준이었던 세계 협업 SW 시장이 연평균 10.35% 성장해 2028년 230억5000만 달러(약 27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슬랙을 277억 달러(약 32조8000억원)에 인수한 세일즈포스, 오피스와 팀즈를 세트로 결합한 MS에 비해 구글은 SaaS 시장에서 열위에 있다. 업무용 구글 클라우드인 지스위트(G Suite)를 구글 워크스페이스로 개편하면서 협업성을 강조했지만 슬랙, 팀즈보다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라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를 보면 지난해 SaaS 시장 점유율은 세일즈포스(9.3%), MS(8.7%), SAP(4.7%), 오라클(4.0%), 구글(3.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MS는 협업의 범위를 확장하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학생 및 가정용 설치형 오피스 앱인 '오피스 홈앤스튜던트2021'에도 구독형 오피스 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365'에서만 가능했던 클라우드 기반의 공동 작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기업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의 협업 수요까지 겨냥한 전략이다.

이런 상황에서 타입드가 구글 SaaS에 협업성을 더해줄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타입드를 채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질수록 워크스페이스를 제공하는 구글도 커플링(동반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만약 타입드가 시장에서 안착할 경우 슬랙이 피인수됐듯 구글에 의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생긴다.

다양한 사업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람과 투자가 함께 몰리고 있다. 비즈니스캔버스는 센드버드의 이상희 한국법인 대표가 전략 고문을, 황성현 퀀텀 인사이트 대표(전 카카오 부사장)가 인사·조직 고문, 토스의 공동창업자인 이태양 블루포인트 수석심사역이 기술 자문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창업 당시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소풍벤처스, 신한캐피탈로부터 2억5000만원 규모 시드투자, 올 5월 20억원의 후속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내달 중 수십억 규모의 투자를 클로징할 예정이다. 국내 톱3 투자사 중 한 곳으로 전해졌다.

김우진 비즈니스캔버스 대표는 "저희는 미시 영역이면서도 확장성이 있는, 스타트업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겨냥하고 있다"며 "다음 라운드는 내년 말께 미국에서 투자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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