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콘이 '홍하이 테크데이 21'에서 공개한 전기차 '모델 C'(사진=폭스콘)
▲ 폭스콘이 '홍하이 테크데이 21'에서 공개한 전기차 '모델 C'(사진=폭스콘)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의 대형 전자업체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이 전기자동차 사업에 진출, 소비자들에게 사업 구상을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애플 제품의 제조사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포부다.

1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이날 '홍하이 테크데이 21'을 개최하고 모델 C(세단), 모델 E(SUV), 모델 T(버스) 총 3가지 전기차를 공개했다. 폭스콘과 대만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위룽그룹의 합작사인 폭스트론(Foxtron)이 제작했다.

앞서 폭스콘은 홍하이 테크데이를 앞두고 지난주 전기자동차 신제품의 외관을 담은 티저(맛보기)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영상은 전면과 후면을 가로지르는 매끄러운 라이트 바를 탑재한 검은색 세단과 SUV, 버스를 보여준다. 세단의 앞 펜더(자동차의 바퀴 덮개)에는 페라리와 마세라티 등의 차체를 설계한 이탈리아의 디자인 회사 '피닌파리나' 배지가 달려있다.

이날 홍하이 테크데이에서는 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 전 회장이 이 세단을 타고 '생일 축하합니다(Happy Birthday)' 노래 선율에 맞춰 무대 위까지 오르는 이색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모델 C는 향후 몇 년 내에 대만 이외 지역의 자동차 업체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모델 E는 위룽그룹의 브랜드 중 하나로 2023년 대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폭스트론 배지를 다는 모델 T는 현지 운송 업체와 제휴해 내년 대만 남부 지역에서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 폭스콘이 '홍하이 테크데이 21'에서 공개한 전기차 '모델 T'(사진=폭스콘)
▲ 폭스콘이 '홍하이 테크데이 21'에서 공개한 전기차 '모델 T'(사진=폭스콘)

폭스콘은 5년 내에 전기차 사업을 1조 대만달러(42조3900억원)까지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또 2025~2027년까지 세계 전기차의 10%에 해당하는 부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폭스콘은 자체적으로 전기자동차를 계획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라며 "자동차산업의 미래가 전기에 있다는 것이 명백해지면서 폭스콘은 다양한 곳에서 딜을 성사시켜 왔다"고 전했다.

폭스콘은 지난 9월 전기트럭 스타트업 로즈타운모터스의 오하이오 공장을 2억3000만 달러(약 272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피스커와는 2023년 말부터 연간 25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공동 생산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폭스콘이 자체 전기차 조립과 함께 애플의 '애플카'까지 위탁생산할 경우 전기차 부문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폭스콘은 애플과 오랜 기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기성 자동차 회사와 기술 회사를 비롯해 폭스콘과 같은 신생 자동차 회사까지 가스연료에서 자유로운 자동차에 큰 돈을 걸면서 전기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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