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어반디지털마케팅)
▲ (사진=어반디지털마케팅)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공공기관과 기업에 집중된 매출처를 일반 소비자들까지 확장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한컴은 통합 디지털마케팅 전문기업 어반디지털마케팅(이하 UDM)의 지분 63%를 인수한다고 19일 밝혔다. 인수가는 미공개다.

UDM은 2011년 설립된 통합 디지털 마케팅 전문기업이다. 그간 400건 이상의 디지털 브랜딩 및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아마존의 마케팅 외부 서비스 사업자(SPN, Service Provider Network)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출바우처사업의 파워 수행 기관으로 3년 연속 선정되는 등 글로벌 비즈니스도 전개하고 있다. 마케팅회사 중에선 이례적으로 올 초 KB증권 등으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에는 브랜딩부터 마케팅, 세일즈까지 직접 진행해 수익을 창출하는 마케팅 인베스트먼트(투자) 분야에서 사업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비전문가 임원의 경험부족으로 인한 비효율성을 해결하고자 UDM은 전문성과 인프라 등 마케팅 자산을 브랜드 기업에 '투자'해 함께 성장한다는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국내 구강세정기 브랜드 아쿠아픽에 마케팅 투자를 해 해당 상품 매출이 11배 상승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한컴은 이번 UDM 인수를 통해 B2B(기업 간 거래), B2G(기업과 공공기관 간 거래) 중심이었던 사업구조에 새로운 변화를 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워드프로세서 '한글'로 전 국민에게 잘 알려져있지만 '돈을 지불하는 개인고객'은 매출 비중에서 작은 것이 한컴의 상황이다. 개인고객 대상 판매채널은 온라인 쇼핑몰 '한컴샵' 정도가 활성화돼 있다.

이에 한컴은 한컴오피스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쓸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화하고, 미래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신규 서비스들을 통해 B2C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 웹오피스를 넘어 메일, 드라이브, 메신저, 캘린더 등을 접목한 업무협업플랫폼 사업분야에 진출했으며, 싸이월드제트에 지분투자를 해 싸이월드 고객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컴은 이렇게 마련한 서비스가 개인고객들에게 빠르게 확산할 수 있도록 디지털마케팅에 특화한 UDM을 인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컴은 이번 인수 건에서 투자자금 대부분을 신주 인수에 활용, 해외 디지털마케팅 기업 인수를 통한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등 UDM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UDM의 본업을 통해 소비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매출 창출효과도 예상된다. UDM은 네고왕으로 유명세를 탄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의 디지털마케팅을 수행하기도 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경영일선에 등장한 이래 한컴은 SW사업은 물론 우주항공, 인공지능(AI), 로봇 등으로 사업분야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장녀로 그룹의 2세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컴이 그동안 생산성 도구에만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정보의 생산뿐만 아니라 정보의 소화에 이르는 정보 소비의 전체 흐름 내에서 사용자 입장의 '편리-다임'을 제시하는 기업이 되고자 여러 시도를 시작했다"며 "기존 B2B·B2G 사업 중심이었던 한컴에게 UDM 인수는 B2C 시장에서의 성장에 큰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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