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가 온라인 교육 플랫폼 '클래스B'를 통해 매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이슈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테크웨비나'를 개최했다. 10월 주제는 '메타버스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거둔 기업은 어느 곳일까? 흔히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한 '로블록스'나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를 떠올릴 수 있지만, 게임업계에서는 '포트나이트'를 꼽기도 한다. 

실제로 2017년 에픽게임즈가 출시한 포트나이트는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처럼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 콘텐츠로 출발했다. 북미·유럽 수요층이 두터웠던 포트나이트는 서구권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게임 내 커뮤니티 가상공간인 '파티로얄'을 오픈했다. 파티로얄은 유저들끼리 채팅을 주고 받는 소셜 기능과 함께 콘서트나 영화를 감상하는 콘텐츠 미디어 공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파티 로얄의 파급력은 포트나이트의 정체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단순히 상대방을 적으로 겨누고 혈전을 벌이는 경쟁의 공간에서 다같이 어울려 놀면서 자유롭게 쉬는 가상 쉼터의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미국의 힙합 가수 '트래비 스콧'은 포트나이트 내 파티 로얄 공간에서 콘서트를 열었는데, 2270만명의 글로벌 유저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당시 굿즈와 게임 아이템 판매 등을 더한 수익만 2000만달러(약 216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도 파티 로얄을 통해 티저(예고편)를 공개하는 등 다양한 곳에서 비즈니스 활용이 확대됐다. 

▲ 유철호 맘모식스 대표가 <블로터></div>가 주최한 '테크 웨비나-메타버스를 활용해 돈을 버는 방법'에 참석해 메타버스의 수익화 성공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 유철호 맘모식스 대표가 <블로터>가 주최한 '테크 웨비나-메타버스를 활용해 돈을 버는 방법'에 참석해 메타버스의 수익화 성공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현재 가상현실(VR) 기반 메타버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맘모식스'의 유철호 대표도 포트나이트의 성공 방정식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유철호 대표는 20일 <블로터>에서 진행한 '테크 웨비나-메타버스를 활용해 돈을 버는 방법'에 패널로 참석해 메타버스의 수익화 방안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그는 "배그와 포트나이트의 시작점은 서바이벌이었다"며 "하지만 배그는 e스포츠를 방향성으로 잡았고 포트나이트의 경우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해 공연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보여준 메타버스 콘텐츠로 등극했다"고 설명했다.

유철호 대표는 메타버스의 대표 주자로 발돋움한 '로블록스'나 '제페토'의 사례에서도 그들만의 수익화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블록스는 유저가 콘텐츠를 만들어 다른 이용자가 사용하면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BM)을 갖추고 있다. 전형적인 플랫폼 구조에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기회를 열어놓고 현금으로 환급 가능한 게임 재화 '로벅스'를 만든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로블록스는 수천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고, 지난 1월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시가총액 383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로블록스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월간 이용자는 약 2억600만명이다.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제페토의 경우 로블록스와는 다른 BM으로 수익성을 내고 있다. 3D 오픈월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제페토 내에서 착용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을 만들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화에 성공했다. 개인간 거래 뿐 아니라 유명 패션기업들도 제페토 플랫폼과 협업하기 시작했는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디지털 가방이 4115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 (사진=맘모식스)
▲ (사진=맘모식스)
유철호 대표는 "로블록스나 제페토의 경우 콘텐츠를 거래하는 행위를 통해 수익성을 내며 기존 게임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BM을 구축했다"며 "메타버스 수익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자에게 높은 자유도와 관련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로블록스 창업자 데이비드 바수츠키는 메타버스의 요소 8가지를 '낮은 마찰'(Frictioness), '나'(Avatar), '자유도와 경험'(Experience), '친밀성'(Community), '몰입감'(Immersive), '세계와 세계관'(World), '경제 시스템'(Economic), '안전성'(Civily & Safety)으로 선정했다. 

유철호 대표는 자유도와 경험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스스로 가치를 창출·거래하고 현금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적 장치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맘모식스도 이런 메타버스 수익화의 성공 방정식 아래 콘텐츠를 개발·서비스하고 있다. 실제로 맘모식스가 서비스 중인 '갤럭시티'는 어떤 VR 기기에서도 접속 가능한 '크로스플랫폼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중접속 소셜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유저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플랫폼 안에서 상대방과 소통하면서 고공 체험, 축구, 야구, 서바이벌 같은 상호작용을 이어가는 한편 '동영상 함께 보기' 같은 메타버스적 요소를 부각시켰다. 

이를 통해 전 세계 120개국에서 약 3만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갤럭시티에 접속해 평균 90분 이상의 체류 시간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력을 확인한 코스닥 상장사 '넵튠'은 지난 5월 맘모식스 지분 55.7%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현재 맘모식스는 주요 관광도시를 배경으로 문화적 소재를 다룬 소셜 메타버스 콘텐츠 '갤럭시티 방콕'과 '갤럭시티 코리아'를 개발하고 있다.

▲ 유철호 맘모식스 대표가 <블로터></div>가 주최한 '테크 웨비나-메타버스를 활용해 돈을 버는 방법'에 참석해 수익화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 유철호 맘모식스 대표가 <블로터>가 주최한 '테크 웨비나-메타버스를 활용해 돈을 버는 방법'에 참석해 수익화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다만 국내 규제 기준의 모호함은 정부 부처, 유관기관, 업계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았다. 메타버스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올랐지만 사업 주체와 성격에 따른 규제가 달라 사업자들이 혼란을 겪는다는 이유에서다.

유철호 대표는 "메타버스 콘텐츠는 사업 성격을 '게임'으로 볼 지, '플랫폼'으로 볼 지에 따라 규제가 다르다"며 "아직 제도적인 정비가 미흡한 만큼 메타버스 진흥을 위한 심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날 유철호 대표는 사전 질문과 실시간 질의응답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Q. 돈을 벌기 위한 게임 패턴(Play to earn)이 BM에 미치는 영향은.
A. 유철호 대표: 과거 '울티마 온라인'이나 '리니지' 등 기존 게임에서도 유저들이 유저들이 행동으로 얻은 결과물을 오프라인 거래했다. 온라인 환경에서 유저들이 연결되면 어느 플랫폼에서나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이지만 최근에는 'Play to earn'이 트렌드가 되다보니 기업들도 관련 시스템을 공개적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이런 시도를 자주 볼 수 있다.

Q. 메타버스 게임 아이템 거래는 안전할까?
A. 유철호 대표: 기존 온라인 게임이나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도 구조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안전거래는 플랫폼과 콘텐츠에서 제공하는 보안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계정이나 클라이언트 해킹 방지를 위해 OTP나 서드파티로 보안 모듈을 도입하듯 메타버스, 블록체인, NFT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것이나 다른 플랫폼에 비해) 안전하다고 얘기하긴 어려울 것 같다.

Q. 메타버스와 현실세계 소비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A. 유철호 대표: 메타버스에서의 소비라면 '아이템 거래'나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등이 대표적일텐데 이런 부분들이 현실 소비와 다른 점은 크게 3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구매 주체다. 적용대상에 따라 현실의 나와 가상공간의 아바타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목적이 되는 물품의 현실성도 차이점이며, 구매 이후 소비되고 끝나는 소모성의 유무도 큰 차이를 보인다.

메타버스라는 플랫폼을 또 하나의 세계라고 인식하면 다른 세상의 가치를 구매하는 것이다. 현실과 연결되는 접점이 있는 메타버스에서 소비를 하면 현실 세계의 가치를 구매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현실과 메타버스에서의 소비 차이는 '무엇'에 대한 소비냐에 대한 차이이기 때문에 결국 '없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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