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가 온라인 교육 플랫폼 '클래스B'를 통해 매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이슈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테크웨비나'를 개최했다. 10월 주제는 '메타버스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메타버스 비긴즈(Metaverse Begins)'의 저자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지능데이터 팀장은 앞으로 기업들은 △어떻게 사용자들을 메타버스에 살게 만들지 △어떤 아이디어로 돈을 벌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메타버스가 가상과 현실 경계의 소멸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메타버스는 존재했다. 싸이월드나 세컨드라이프 같은 소셜 게임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당시엔 게임에서 번 사이버머니를 현실에서 쓴다는 개념이 성립하지 않았는데 지금의 메타버스는 다르다. 메타버스에서 번 돈을 메타버스 내에서도, 현실에서도 환전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돈을 버는 방식도 이미 만들어진 재화가 아니라 사용자들이 직접 메타버스 내 주어진 제작 도구를 통해 자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콘텐츠로 구현한 것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다르다. 이 팀장은 최근 국내외에서 화제가 된 '오징어게임'도 이미 각종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에 의해 콘텐츠화 된 것을 예로 들며 "지금의 소비자들은 스튜디오 하나만 주어지면 기업보다 빠르고 창의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겐 메타버스가 직장이 되기도 한다. 이 팀장이 사례로 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내 '렌지(Lenge)'라는 플레이어는 직접 제작한 제페토 아이템이 높은 수익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아예 그 안에서 하나의 '회사'까지 차린 케이스다. 그들이 내는 매출만 월 1억원 가까이 된다고 하니 웬만한 소기업 부럽지 않은 셈. 이는 메타버스가 단순히 콘텐츠를 즐기는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생산을 하고, 직업을 갖거나 취직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 팀장은 이처럼 메타버스 내 돈을 벌 수 있는 생산 플랫폼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제페토는 현재 의류 외 게임 제작도 가능한 스튜디오를 기획 중이며 넥슨도 유저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익화도 가능한 메타버스 프로젝트 'MOD'를 개발 중이다. SKT도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내에 앞으로 경제활동이 가능한 시스템이 추가될 것이라 예고했다.
이처럼 메타버스 내에서 충분한 도구와 공간, 커뮤니티가 형성되면 사람들은 단순 아이템 판매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화 방안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 일종의 입장권 판매, 크리에이터 후원 등도 한 예다. 크리에이터가 높은 트래픽을 만들게 되면 광고와 같은 추가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이 팀장은 이를 두고 "메타버스는 주어지는 커뮤니티보다 스스로 커뮤니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더 가치 있다"며 "현실에선 드러낼 수 없었던 개개인의 능력 발견 기회가 더 많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론 "기업이든 개인이든, 여전히 스토리텔링을 통한 가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메타버스 세계의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어떻게 공간과 시간을 혁신해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제시하는 것이 수익화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메타버스 개발자로의 전환, 전망"을 묻는 질문에 그는 "메타버스는 독립된 분야가 아니라 이미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의 융복합체다. 현재 메타버스란 새로운 조류가 찾아왔을 때 자신의 강점을 살려 메타버스 내 다양한 특화 영역에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