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사명을 변경하는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오는 28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연례행사인 ‘페이스북 커넥트’에서 새 회사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새 회사명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페이스북 가상현실(VR) 플랫폼 ‘호라이즌(HORIZON)’과 관련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버지>는 “(새로운 사명은) 내부에서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고, 고위 간부 사이에서도 일부만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버지>가 밝힌 소식통의 말대로 사명이 변경되면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왓츠앱 등과 같이 모회사 산하 제품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보도에 대해 페이스북은 “소문이나 추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난 2014년 VR 헤드셋 회사인 오큘러스VR을 23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인수, 가상세계 구축을 위한 투자·개발을 지속했다. 작년에는 메타버스 사업 육성을 위해 전담 증강현실(AR)·VR 연구부서 ‘페이스북리얼리티랩(FRL)’을 꾸렸다. 올해는 유럽연합(EU)에서 메타버스 인력 1만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하드웨어 책임자였던 앤드류 보즈워스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교체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메타버스는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라며 “페이스북은 향후 5년 안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회사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회사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이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이 비난 여론을 벗어나기 위해 사명 변경·지배구조 개편 등을 결정했다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이 10대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했다는 전직 직원의 내부 고발로 도마에 올랐고, 반독점 규제로 미국 연방정부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버 먹통 사태까지 겪는 등 페이스북을 둘러싼 악재는 연일 계속되고 있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페이스북은 사명 변경을 통해 그간 손상된 평판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 가운데 한 명이자 책 ‘마크 저커버그의 배신’ 저자인 로저 맥나미(Roger McNamee)는 “무책임한 행동과 범죄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의 쓰나미에 직면해 페이스북은 주제를 바꾸기 위해 필사적”이라며 “언론인과 정책 입안자는 팔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범죄 현장에 계속 집중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미국 IT매체 <리코드>는 “일반적으로 페이스북 정도 규모의 회사가 이름을 바꾸려면 장기적인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룻밤 사이에 아이디어를 내놓지는 않았겠지만 최근 일어난 내부고발이 이미 진행한 결정에 속도를 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은 그럴 듯한 시각”이라고 분석했다.
신사업으로 무게추를 옮기기에는 아직까지 메타버스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더버지>는 “페이스북이 메타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여전히 널리 이해되는 개념이 아니다. 가상세계에 뛰어들 가치가 있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