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동 포스코 사장.(사진=포스코)
▲ 김학동 포스코 사장.(사진=포스코)

포스코가 2030년까지 제철소 등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10%(800만톤) 줄인다. 정부가 지난달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발표하면서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치를 2030년까지 9.5%(2억1200만톤) 상향한데 따른 것이다.

포스코는 공정 효율화 등 설비 투자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 궁극적으로 수소환원 제철을 통해 철강 공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대폭 줄일 계획이지만,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려 공정 효율화를 통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의 이러한 노력은 정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철강산업의 특성상 배출량을 눈에 띄게 줄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포스코는 25일 오전 실적발표회를 열고 자사의 NDC 목표치를 밝혔다. 전중선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은 "2030년까지 사업장 감축 목표를 10%로 설정했다"며 "R&D 및 조업 효율화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18일 탄소중립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NDC 상향안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자사의 목표치를 수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당초 2030년까지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4억3800만톤으로 줄일 계획이었다. 2018년(26억500만톤) 대비 6.4%(1억6700만톤) 줄이는 목표치를 세웠다.

그런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여전히 위험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재해 등이 예상됨에 따라 한국 등 주요국은 목표치를 상향했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26.3% 감축하는 수준에서 40% 감축하기로 했다. 한국은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26.1% 달해 일본(19.5%)과 EU(14.0%), 미국(10.6%)과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40% 목표도 결코 쉽지 않은 목표이며, 탄소중립 실현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철강 산업의 배출량도 2018년에 비해 2.3%(2300만톤) 줄어들게 됐다. 정부는 2030년까지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9억8900만톤으로 설정했다. 포스코는 2018년 7310만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2018년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 복합발전소를 인수하면서 배출량이 8050만톤으로 10.1% 늘었다.

2018년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철강 산업 전체 배출량의 7.2%를 차지했다. 포스코가 배출량을 10%(약 800만톤) 줄일 경우 2030년 포스코의 배출량이 철강 산업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로 이전과 대동소이하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NDC 목표치가 지나치게 낮다는 의견도 있다. 석유화학 업종은 20.2%, 시멘트 업종은 12% 이상을 감축하는데 철강 업종의 경우 2.3% 줄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 업체별 4년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자료=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부문별 전략 및 정책개발 연구)
▲ 업체별 4년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자료=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부문별 전략 및 정책개발 연구)

석유화학 업체들은 납사에서 바이오 납사로 원료를 바꾸고 폐플라스틱 활용률을 높여 대응할 수 있는데 반해 철강 업체의 경우 고로 설비를 전기로로 바꾸는 등 대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수소환원 제철로 가야겠지만 당장은 어렵다는 업계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던 업체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온실가스 감축과 별개로 그룹의 사업을 수소 등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고 있다. 그룹 계열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 세넥스에너지(Senex Energy) 인수하기 위해 실사를 벌이고 있다. 세넥스에너지는 원유 사업을 중단하고 천연가스 생산과 탐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천연가스를 개질할 경우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시너지가 예상된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30조원의 매출을 낼 계획이다. 수소환원 제철로 전환할 경우 생산공정에서 수소를 대규모로 필요로 해 실제 판매되는 양은 어느 정도일지 미지수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온실가스를 필연적으로 배출하는 철강 공정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된다면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전혀 없게 하는 시기에도 원활하게 철강재를 생산할 전망이다.

▲ (자료=포스코 IR북)
▲ (자료=포스코 IR북)

한편 포스코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조6370억원, 영업이익 3조11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5.1%에 달했다. 순이익률은 12.7%를 기록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11조3150억원, 영업이익은 2조296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20.2%, 순이익률은 16.2%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와 철강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중국 정부가 겨울철 난방수요로 석탄값이 치솟자 개입에 나섰고, 철광석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원료 가격 인상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이로 인해 제품 가격 인상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포스코의 '역대급' 실적이 다음 분기에도 이어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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