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 시장의 파급력을 확인해서일까. 애플도 예상대로 다음달부터 한국 시장에서 OTT 서비스를 시작한다. 2016년 넷플릭스가 문을 연 국내 OTT 시장은 다음달부터 디즈니+와 애플TV+까지 가세하면서 본격적인 콘텐츠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가격·콘텐츠 경쟁력은
앞서 디즈니+가 월 9900원이라는 가격을 발표할 때만해도 기존 OTT보다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애플TV+는 이보다 더 싼 월 6500원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최고 요금제 기준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의 경우 각각 월 1만4500원, 1만3900원, 1만2900원을 받고 있다. 애플TV+는 계정 최대 공유인원을 6명까지 지원해 4명인 기존 서비스와 차별점을 뒀고, 7일 무료 체험 프로모션도 제공한다. 새로운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맥, 애플TV를 9월 17일 이후 구매한 고객에 한해 3개월간 애플TV+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 

▲ (사진=애플)
▲ (사진=애플)
애플은 애플TV+만의 콘텐츠 차별화 전략도 공개했다. 다음달 4일부터 서비스되는 애플TV+는 오픈 동시에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Dr. 브레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영화 '장화, 홍련', '악마를 보았다'를 연출한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Dr. 브레인'은 배우 이선균이 주연을 맡아 애플TV+만의 SF 스릴러 장르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애플TV+에서 제공하는 애플 오리지널은 제이슨 서디키스 주연 및 총괄 제작의 '테드 래소'를 비롯해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 및 총괄 제작한 '더 모닝 쇼' △제이슨 모모아, 데이브 바티스타, 알프리 우다드가 출연하는 '어둠의 나날'(See) △총괄 프로듀서 M. 나이트 샤말란의 '서번트'( Servant) △아이작 아시모프의 수상작이자 상징적인 동명 소설 시리즈를 최초로 영화로 각색한 서사 '파운데이션'(Foundation) 등이 있다. 

오리지널 영화 라인업으로는 △톰 행크스 주연의 '핀치'( Finch) △저스틴 팀버레이크 주연의 '파머'(Palmer) △인기 다큐멘터리 '빌리 아일리시: 조금 흐릿한 세상'(Billie Eilish: The World’s A Little Blurry) △아카데미상 후보 만화영화 '울프워커스'(Wolfwalkers) 등이 있다. 

▲ 애플TV+ 오리지널 콘텐츠. (사진=애플)
▲ 애플TV+ 오리지널 콘텐츠. (사진=애플)
이 외에도 공개를 앞두고 있는 윌 페렐 및 폴 러드 주연 및 총괄 제작의 △'의사 그리고 나'(The Shrink Next Door) △덴젤 워싱턴과 프랜시스 맥도먼드 주연의 '맥베스의 비극'(The Tragedy of Macbeth) △마틴 스코세이지 및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 △안톤 후쿠아 제작 및 윌 스미스 주연의 '해방'(Emancipation) △마허샬라 알리, 나오미 해리스, 글렌 클로즈, 아콰피나가 출연하는 '백조의 노래'(Swan Song) △줄리안 무어 제작 및 주연의 '샤퍼'(Sharper)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이미 일리크트 애플 월드와이드 비디오 부문 공동 총괄은 "Dr. 브레인을 비롯한 애플 오리지널 콘텐츠는 최고 품질과 독창적 관점을 제공한다"며 "이런 애플TV+의 경험이 한국 관객에게도 널리 전파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SKB·애플 동맹, B tv 키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한국 IPTV 파트너로 KT와 LG유플러스를 선택한 것과 달리 애플은 SK브로드밴드와 손잡았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대가'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는 한편 디즈니 측과 디즈니+ 제휴를 두고 오랜 시간 논의를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가 디즈니+의 한국 IPTV 파트너를 공개하기 전까지, 시장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타사보다 한 발 앞서 계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LG유플러스·KT가 파트너십을 맺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모두 진전이 없었던 만큼 최근 'SK브로드밴드가 애플과 애플TV+ 서비스를 논의 중'이라는 관측이 나올 당시에도 성사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는 애플과의 협상을 마무리 짓고 다음달 4일부터 B tv 서비스를 중심으로 애플TV+를 서비스하기로 결정했다.  

애플과 협상을 마무리짓고 애플TV+ 관련 협업에 나선 SK브로드밴드는 다음달 4일부터 IPTV 서비스인 'B tv'를 중심으로 관련 비즈니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와 애플은 애플TV+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 애플TV 4K 내 B tv 앱. (사진=SK브로드밴드)
▲ 애플TV 4K 내 B tv 앱. (사진=SK브로드밴드)
차별점은 '애플TV 4K'다. 애플TV 4K의 경우 모니터나 TV에 연결하는 셋톱박스로, '하이 다이내믹 래인지'(HDR) '돌비 비전' 기술을 지원해 고품질 해상도 및 영상 경험을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는 23만9000원부터 판매하는 애플TV 4K를 월 6600원씩 36개월 할부 판매로 제공한다. 

특히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애플TV 4K를 구입·설치하면 B tv 실시간 채널, '애플TV 앱'을 통해 선호하는 TV 프로그램, 영화, VOD 서비스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애플TV 4K를 켜면 B tv 앱이 자동으로 설치되는 형태다다. 애플TV 4K는 운영 체제인 tvOS와 연동되며 '에어플레이'를 사용하면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기기에서 TV로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삼성 및 LG 스마트TV, 플레이스테이션 등 콘솔, SK브로드밴드에 탑재되는 '애플TV 앱'은 B tv 뿐 아니라 웨이브, 왓챠, 디즈니+ 같은 OTT 앱을 이용할 수 있다. CJ ENM, 롯데, 쇼박스, NEW 콘텐츠판다, 메가박스 같은 국내 스튜디오 뿐만 아니라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유니버셜, 파라마운트, 소니, MGM, 라이언스게이트 같은 미국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를 탐색 및 구매(혹은 대여)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스마트3' 셋톱박스를 이용하면 따로 셋톱박스를 교체할 필요 없이 다음달 중 애플TV 앱을 통해 애플TV+는 물론 선호하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B tv 홈 메뉴에서 Apple TV 앱을 선택하면 바로 접속된다.

최진환 SK브로드밴드 사장은 "고객들은 애플TV 4K 및 애플 TV 앱과 B tv 통합을 통해 극장과도 같은 최고 품질의 시청 경험을 누리고 전 세계 다양한 TV 프로그램 및 영화에 접근할 수 있다"며 "치열한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애플은 SK브로드밴드의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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