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트랙' 힘싣는 포스코케미칼, 엔트리EV용 고망간 양극재 개발한다

발행일 2021-10-25 17:20:36
폭스바겐의 엔트리급 전기차 ID1 조감도.(사진=폭스바겐)


전지사업의 3요소는 성분(chemistry), 소재 배합 성분(formula), 제조법(recipe)이다. 이는 배터리의 소프트웨어에 해당되는 것으로 성능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려 전기차의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높인다. 잇단 배터리 화재 사고로 하이니켈 NCM(니켈, 코발트, 망간) 계열이 아닌 LFP(리튬 인산 철) 계열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안정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해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 일부 전기차 회사가 LFP를 탑재하겠다고 '군불'을 지피고 있다.

그런 가운데 포스코그룹은 포스코케미칼의 저가형 배터리 소재 관련하여 기존대로 NCM 계열을 핵심 양극재 라인업으로 운용하되 제품 가격이 싼 하이망간(High-manganese) 양극재를 개발해 '투 트랙'으로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오개희 포스코 2차전지소재전략 그룹장은 25일 오전 포스코의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그룹장은 "LFP 전지는 주행거리가 짧고 저용량이라는 단점이 있어 저가용에 탑재되고 있다"며 "(포스코케미칼이) 양산 중인 NCM 양극재는 프리미엄급이며, 하이니켈 NCM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그룹장은 "(LFP는) 저가용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문제로 귀결되는데, 현재는 하이 망간계 및 코발트 프리 양극재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차전지의 공급사슬은 '원료-소재사-전지사-전기차 제조사'로 이어진다. 그런데 GM 볼트와 현대차 코나 등의 충전 중 발화 사고로 인해 NCM 계열 전지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됐다. 테슬라는 일부 트림에서 LFP 전지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시장에서 LFP 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제조사들도 NCM 대신 LFP로 성분(chemistry)을 바꾸는 대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FP 양극재를 쓸 수 없는 건 현재 시장이 요구하는 전기차의 성능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NCM 전지는 전압이 3.75V로 3.2V인 LFP 전지보다 높다. NCM 전지가 높은 전압으로 인해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LFP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과거 BMW가 2009년 i3 모델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LFP 전지와 NCM 전지를 두고 고민했지만, 결국 NCM을 쓰기로 결정했다.

LFP는 층상 구조가 아닌 올리빈(olivine) 구조로 구조적 안정성이 매우 우수하고 수명이 긴 게 장점이다. NCM 계열은 니켈이 순간적으로 강한 안정성을 내기 때문에 성능이 뛰어나지만,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문제가 있다.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 게 단점이다. 이 때문에 LFP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LFP는 밀도와 출력이 낮아 ESS(에너지저장장치) 또는 전기버스 등에서 주로 쓰인다.

태생적으로 전기차에 적합하지 않은 배터리인 것이다. 게다가 현재 전기차는 하이니켈 삼원계를 탑재한 고성능 배터리를 사용해 주행거리가 500km 이상 가능하며, 700km를 넘보고 있다. LFP는 300km를 조금 넘게 주행할 수 있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LFP로 회귀하기에는 전기차용 배터리가 삼원계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으로 발전한 상황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저가형 전기차에 적합한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하이망간 계열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망간 계열은 폭스바겐 등이 관심을 보이는 라인업이다. 하이망간은 원료의 윤리성 논란이 제기된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게 장점이다. 코발트는 생산량 중 대부분이 아프리카 콩고에 매장돼 있고, 광산의 대부분은 중국 기업들 소유다. 코발트는 가격이 비싸고, 아동노동으로 생산돼 윤리적 논란이 여전하다. 이 때문에 제조사들은 코발트 사용을 꺼리고 있다.

코발트는 니켈의 불안정성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이니켈 배터리의 경우 코발트가 10% 미만으로 탑재되지만, 엔트리급 배터리에서는 코발트를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니켈과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있다.

고망간 양극재 옵션으로는 △LMO(리튬-망간 산화물) △LNMO(리튬-니켈-망간 산화물) △Li-Mn-rich(약칭 LMR-NMC) △LMP(리튬망간인산염) △LMFP (리튬인산철+망간) 등이 있다.

이중 시장에서는 LNMO를 유력한 대안으로 꼽고 있다. 

겐이 언급한 가장 유력한 양극재로 LNMO를 지목했다. LNMO의 전압은 4.7V로 에너지 밀도가 높고, 3차원 구조로 인해 고출력 양극재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고온에서 수명이 떨어지고 안정성이 떨어지는 점은 단점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엔트리급 전기차로 코발트와 니켈을 사용하지 않은 저렴한 배터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성능 전기차에는 하이니켈 삼원계를 탑재하고, 가격이 저렴한 하이망간 양극재를 동시에 생산해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실제 현재 전기차 시장은 성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 GM 울링은 1000만원 미만의 홍광 mini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홍광 미니는 주행거리가 200km도 미치지 못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가성비가 높아 중국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엄청나게 판매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19만1000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88%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하이망간 양극재로 엔트리급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포스코케미칼의 하이망간 양극재가 어떤 원료를 사용하고, 어떻게 배합할지에 대해 알려진 건 없다. 다만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해 대응하자는 전략을 세운 것은 분명해 보인다.  

포스코케미칼 3분기 IR북.(자료=포스코케미칼)

한편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3분기 매출 5050억원, 영업이익 3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9%(1163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62.3%(121억원) 증가했다. 전기와 비교해 매출은 5%(250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11.5%(41억원) 줄었다.

양극재 매출은 올해 3분기 1677억원을 기록해 전기 대비 2.4%(40억원) 증가했다. 양극재 매출 중 전기차 비중은 92%에 달했다. 음극재 매출은 427억원을 기록해 전기 대비 0.2%(1억원) 하락했다. 음극재 중 전기차 비중은 60%이며, 17%는 ESS에 쓰이고 있다. 음극재 부문은 여전히 성장이 더딘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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