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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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악재로 궁지에 몰린 페이스북이 3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했다. 광고 매출의 성장에 타격을 입은 탓이지만, 페이스북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회사의 앞날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iOS 이용자 보호에 페이스북 울상 
26일 페이스북은 3분기 총 매출 290억1000만달러(약 33조9000억원), 순이익 91억90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17% 성장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월이용자수(MAU)는 29억1000만명, 일이용자수(DAU)는 19억3000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6% 늘었다.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이다. 주당 순이익은 예상치인 3.19달러를 웃도는 3.22달러를 기록했지만, 매출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295억6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마지막 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애플이 지난 4월 iOS 사용자의 이용기록·검색활동 등에 접근하려면 당사자의 사전동의를 거치도록 한 데 따른 영향이다.

페이스북의 주요 매출은 광고다. 3분기 광고 매출은 282억7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33% 늘었지만 성장세가 둔화됐다. 애플의 개인정보보호정책 변경으로 페이스북이 기존 ‘맞춤형 광고’를 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애플 정책에 따른 충격이 3분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 △페이스북은 제한된 데이터를 가지고도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재구축할 계획이지만 개발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출처=가디언 영상 갈무리)
▲ △페이스북은 제한된 데이터를 가지고도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재구축할 계획이지만 개발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출처=가디언 영상 갈무리)
틱톡 베끼고 메타버스 키우고...1020세대 돌아올까
그러나 페이스북의 걱정은 따로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페이스북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가 지난달 미국 청소년 1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인스타그램(81%), 스냅챗(77%), 틱톡(73%)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7%만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더버지>는 내부고발로 유출된 페이스북 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10대 (페이스북) 사용자는 2019년 이후 13% 감소했다. 앞으로 2년간 45%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2030세대 젊은층도 같은 기간 동안 4% 감소할 전망이고, 설상가상으로 사용자가 젊을수록 평균적으로 이용도도 적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젊은 세대의 관심을 빠르게 잃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도 설명했다.

▲ △이 같은 고민은 페이스북이 13세 이하 어린이 전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추진해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10대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인스타그램이 유해하다는 내부 연구결과가  있었는데도 개발을 강행한 것이 전직 직원의 폭로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고, 페이스북은 개발을 중단했다.(사진=인스타그램)
▲ △이 같은 고민은 페이스북이 13세 이하 어린이 전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추진해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10대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인스타그램이 유해하다는 내부 연구결과가  있었는데도 개발을 강행한 것이 전직 직원의 폭로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고, 페이스북은 개발을 중단했다.(사진=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10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틱톡(Tiktok)’을 베껴 만들었던 ‘릴스(Reels)’에 힘을 싣는다.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10대들의 취향에 맞춰 페이스북을 손보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실적발표에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페이스북은 젊은층이 아닌 대부분을 위한 서비스로 방향이 바뀌었었다”며 앞으로는 18세부터 29세 젊은층을 위주로 페이스북을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다수의 나이 든 이용자에게 맞추기보다 젊은층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팀을 재구성하고 있다”며 “릴스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내년 틱톡과 직접 경쟁하는 릴스에 집중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페이스북은 신사업인 ‘메타버스(Metaverse·초월가상세계)’ 키우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저커버그는 메타버스를 ‘차세대 인터넷’으로 명명하고, “페이스북을 메타버스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후 리얼리티랩스 산하에 메타버스 전담조직을 새로 꾸렸고, VR·AR 사업 책임자인 앤드루 보즈워스를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에 앉히기도 했다.

오는 4분기부터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AR·VR 제품을 총괄하는 ‘페이스북 리얼리티랩스(Facebook Reality Labs)’ 부문 실적을 별도 공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안에 리얼리티랩스에는 100억달러를 투자한다. 

한편 저커버그는 이날 실적발표에 앞서 내부고발을 근거로 페이스북을 비판하는 보도가 잇따르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저커버그는 “선의의 비판은 페이스북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현재 보도들은 회사에 거짓된 이미지를 씌우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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