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각 사)
▲ (사진=각 사)

코로나19로부터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여행 앱들이 분주하다.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을 기대하고 각각 전략적으로 대비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접종을 완료한 해외 여행자의 격리를 면제해주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정을 체결하는 국가들이 증가하며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조짐이 보이자, 업계에선 이를 기회로 여기고 있다.

여기어때, 국내 여행에서 해외 여행으로
여기어때는 위드코로나 시대 신사업 영역으로 ‘해외여행’을 꼽았다. 중소형호텔 검색 서비스로 시작한 여기어때는 국내 여행에 필요한 카테고리들을 확장하며 종합 여행·액티비티 플랫폼으로 성장해왔다. 현재 종합 숙박, 액티비티, 모바일 티켓, 항공권·렌터카 등 다양한 영역의 상품들을 한데 모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서는 규모를 키웠지만 해외까지 뻗어 나가진 못했다.

해외여행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여기어때는 지난 7일 온라인투어 지분 약 20%와 추가 투자를 위한 콜옵션을 동시 확보했다. 온라인투어는 항공권부터 해외 패키지, 테마여행 등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모두투어·하나투어가 대리점 중심으로 영업하는 종합 여행사라면, 온라인투어는 온라인 기반 해외여행 전문 여행사다. 20년 업력으로 해외여행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다져왔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국내 여행에 대한 건 어느 정도 상품 카테고리가 갖춰졌고 앞으로 위드코로나가 시작되고 실제로 하늘길이 자유롭게 열리면 해외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고객들의 니즈가 크게 발생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해외여행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온라인투어에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어때는 온라인투어에 있는 상품들을 여기어때 앱에 반영할 예정이다. 나아가 여기어때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탐색 및 예약·구매 경험(UX) △가격 △여행 상품 내용 등을 차별화한 해외여행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기존 여행사 상품과 달리 취향에 맞게, 맞춤형으로 여행 상품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지난 25일에는 역대급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대규모 인재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엔지니어링, 데이터, 기획 등을 중심으로 200여명을 뽑아 해외 여행 등 신사업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마이리얼트립, 슈퍼앱으로 서비스 고도화
마이리얼트립은 이보다 앞서 취향 맞춤형 여행 상품을 제공해왔다. 2012년 문을 연 마이리얼트립은 해외 여행사·가이드를 국내 여행자와 연결해주면서 고속성장했다. 특히 해외여행이 회사 매출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1월에는 월 거래액 517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매출이 끊겼다. 고전하던 마이리얼트립은 사업을 피보팅(Pivoting·방향 전환)했다. 제주도 중심으로 국내 여행 상품 제공을 확대했다. 전략은 주효했다. 마이리얼트립은 한때 10억원대로 급감했던 거래액을 현재 월 300억원 수준까지 회복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위드코로나로 내년쯤이면 해외여행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 새로운 서비스도 출시했다. 국내 호텔·패키지 상품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원스톱 호텔 예약 서비스’다. 기존엔 호텔 검색 후 결제 시 아웃링크로 부킹닷컴, 아고라 등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에 연결됐는데 이제는 숙박상품 검색부터 예약, 결제를 한번에 할 수 있도록 불편함을 없앴다는 것이다. 전세계로의 서비스 확장은 내년 업데이트를 통해 선보인다.

이는 슈퍼앱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마이리얼트립은 슈퍼앱으로의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집중했다. 여행 부문에서 야놀자의 슈퍼앱 전략에 맞서겠다는 포부다. 슈퍼앱은 여행지 검색부터 항공권, 숙박, 액티비티 상품 예매 등 이용자가 여행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뜻한다. 이를 위해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직원을 70% 이상 늘리기도 했다. 현재 직원 수는 200명이 넘는다.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19 이전 해외여행에만 집중해왔던 만큼 다른 여행앱들보다 이용자 편의성과 서비스 완성도 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미 항공·숙박·티켓 등 해외여행 예약 데이터가 쌓여 있기 때문에 개인화된 맞춤형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데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원래 여행상품 수, 서비스로 제공되는 항공과 숙박 등을 전부 자체 플랫폼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건 마이리얼트립이 유일했다”면서 “특히 해외여행이 워낙 잘 돼 있으니 코로나19 이후에 대비해 슈퍼앱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업계가 코로나19로 불황을 겪고 있던 지난해 7월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 (왼쪽부터) 야놀자, 여기어때, 마이리얼트립 앱 화면.
▲ (왼쪽부터) 야놀자, 여기어때, 마이리얼트립 앱 화면.
야놀자, 글로벌 플랫폼 그리고 솔루션으로
야놀자도 위드코로나 시대 해외여행에 힘을 줄 예정이다. 앞서 야놀자가 지난 14일 인터파크의 여행·공연·쇼핑·도서 등 사업부문에 대한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유다. 야놀자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끝나면 다들 해외여행을 많이 갈 텐데, 미리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인터파크도 인수하고 해외 쪽을 계속 보강하려 한다”고 말했다. 인터파크는 온라인 해외 항공권 판매 부문에서 하나투어와 1, 2위를 다퉈온 곳이다. 현재 야놀자 앱 내에선 항공권 검색은 되지만 결제는 아웃링크로만 가능하다. 이에 인터파크와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계산이다. 야놀자는 하나투어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서는 하나투어의 해외여행 상품을 야놀자 앱 내에서 판매하는 방식 등의 협력이 기대된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야놀자는 기존 여행·여가 플랫폼과 함께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입지도 함께 키울 계획이다. 크게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B(기업 간 거래) 부문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B2B 부문에서 언택트 솔루션,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등을 활성화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데 집중한다. B2B 영역의 글로벌 진출은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준비해온 것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수혜를 받는 중이다.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늘어서다.

그간 야놀자는 언택트 솔루션으로 키오스크를 통한 체크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를 가능케 한 건 야놀자가 호텔 예약부터 객실관리, 사업운영 등을 자동화하는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인 PMS(자산관리시스템)를 고객사들에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놀자는 이 PMS 부문에서 1위 사업자가 되겠단 포부다. 현재 세계 1위는 오라클이다. 야놀자의 성장세도 매섭다. 올해 기준 170여개국 3만개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엔 미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아프리카 등 해외 시장에서의 클라우드 솔루션 라이선스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170% 증가하기도 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여행 부문에선 당연히 힘들었지만, 클라우드 솔루션 부문은 코로나19 이후에도 고객사가 계속 늘어 관련 매출이 오름세를 보여왔다”며 “코로나19로 호텔 측에서도 언택트 수요가 많아져 투자를 많이 하다 보니 야놀자의 클라우드 솔루션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야놀자는 올해 상반기 ‘테크 올인’ 비전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테크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도 국내외를 포함한 1500여명의 임직원들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이 40%에 달하는데, 단기적으로 이 인력을 1000명까지 늘리고 중장기적으론 전체 임직원의 70% 이상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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