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UBG, 펍지)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대규모 글로벌 유저를 확보한 크래프톤은 다음달 11일 '배틀그라운드: NEW STATE'(이하 뉴 스테이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게임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뉴 스테이트는 배틀그라운드 IP를 계승한 콘텐츠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듯 다른 뉴 스테이트를 통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펍지 유니버스, 왜 확대하나
뉴 스테이트는 공식적으로 배틀그라운드를 계승한 게임이다. 지난 2017년 세상에 첫 선을 보인 배틀로얄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다음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만큼, 세계관도 2051년의 근미래로 설정했다. 제작진은 원작 배틀그라운드의 게임성에 뉴 스테이트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더했다고 강조했다. 

▲ (사진=크래프톤)
▲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신작에 집중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단일 게임으로 글로벌 사전예약 5000만명을 넘어선 대기록도 주효하지만, 뉴 스테이트를 시작으로 '펍지 유니버스'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펍지는 하나의 게임에서 문화적 현상을 일으키는 브랜드, 그리고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을 열어줄 유니버스로 발전했다"며 "크래프톤은 게임이 가장 강력한 미디어가 될 것이라 믿는 만큼 게임을 중심으로 더 확장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선 김창한 대표의 말처럼 크래프톤은 뉴 스테이트를 기점으로 펍지 IP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크래프톤은 펍지 유니버스 관련 게임으로 '칼리스토 프로토콜'(The Callisto Protocol), '프로젝트 카우보이'(COWBOY)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시리즈에서 뉴 스테이트로 유니버스를 확장한 이후 칼리스토 프로토콜과 카우보이 등을 통해 IP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원 히트 원더'(한 가지 성공만 남는 사례) 리스크를 탈출하는 한편 기존 배틀그라운드 수요층과 신규 유저를 대거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사진=칼리스토 프로토콜 페이스북 갈무리)
▲ (사진=칼리스토 프로토콜 페이스북 갈무리)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펍지 유니버스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치별화적 요소를 갖춘 게임이다. 공상과학(SF) 호러 장르로 개발중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경우 크래프톤의 개발 스튜디오인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이 개발을 맡았다. 원작 세계관의 300년 이후를 배경으로 하며 서바이벌 요소 중 호러에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콘솔 및 PC 버전용 트리플A급 규모로 개발중인 만큼 일찍부터 글랜 스코필드 등 '데드 스페이스' 제작진이 합류해 게임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5월 <블로터>가 최초로 보도한 프로젝트명 '카우보이'도 펍지 유니버스를 공유하는 타이틀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카우보이의 경우 현재 오픈월드 기반 슈팅 게임으로, 디스토피아(어두운 미래상) 세계관을 강조한 생존 게임 장르가 될 전망이다. 이 외에 '프로젝트 타이탄'도 펍지 유니버스를 공유하는 타이틀로 알려졌다. 

뉴 스테이트를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 타이틀은 모두 내년 이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상황이다.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에 변주를 주며 모바일, PC, 콘솔 버전 타이틀을 준비중인 크래프톤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한한 확장 가능성'과 이를 통한 사업 다각화와 연관성을 갖는다. 특히 뉴 스테이트는 글로벌 출시 지역에서 중국을 제외함에 따라 의존도가 높았던 '차이나 리스크'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크래프톤은 '펍지 유니버스'를 게임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전반으로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에 서사를 입히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와 웹툰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인프라를 넓히는 모습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아디 샨카를 영입해 펍지 애니메이션을 개발하는가 하면, 배우 마동석이 등장하는 단편 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배그 모바일과 경쟁? "공존 가능해"
IP의 다각화는 탄탄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카니발리제이션'(자기 잠식) 위험성도 뒤따른다. 동일한 IP를 이용하더라도 장르나 플랫폼의 차이가 있을 경우 자기 잠식 위험성이 줄어들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셈법이 복잡해진다. 

펍지 유니버스를 게임으로 압축했을 때 자기 잠식 요소가 큰 타이틀은 뉴 스테이트다. 이미 원작을 이식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존재하는 만큼 뉴 스테이트와 장르·플랫폼 경쟁에서 동일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 뉴 스테이트 제작진이 글로벌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쇼케이스 영상 갈무리)
▲ 뉴 스테이트 제작진이 글로벌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쇼케이스 영상 갈무리)
업계에서는 뉴 스테이트가 리니지 IP를 모바일화한 '리니지M'과 후속작으로 출시된 '리니지2M'의 사례를 답습할 지 눈 여겨 보고 있다. 리니지2M 출시 당시, 전문가들은 동일한 IP와 플랫폼 내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일정 부분 자기 잠식 위험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매출 및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면에서 자기 잠식으로 볼 요소를 찾기 어려웠다. 리니지M이 원작을 이식하는 '리니지의 모바일화'에 초점을 뒀다면, 리니지2M의 경우 그래픽과 콘텐츠 등 일부 요소를 개편해 차별점을 둔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뉴 스테이트도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원작 배틀그라운드가 존재하며 이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옮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는 또 다른 차별적 콘텐츠를 담아내기 때문이다. 개발진은 두 게임이 장르적인 유사성이 있지만 세계관이 다르며, 콘텐츠에 따른 차별성이 담보된다고 강조했다.

박민규 크래프톤 뉴 스테이트 총괄 PD는 "뉴 스테이트는 높은 퀄리티, 새로운 세계관과 룰을 선보이는 신작에 가깝다"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캐주얼하다면 뉴 스테이트의 경우 현실적이고 시리어스한 매력이 있는 만큼 각 게임별 장점이 분명하기에 공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