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서비스 1위 기업 삼성SDS는 지난 3분기에 역대 모든 분기 통틀어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회사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밝힌 영업이익률·삼성 그룹에서의 자립방안·4조5000억원 현금 활용방안 등의 고민거리에 대해 진단한다.
▲ 삼성SDS의 '첼로 스퀘어' 소개 화면. (사진=삼성SDS 홈페이지)
▲ 삼성SDS의 '첼로 스퀘어' 소개 화면. (사진=삼성SDS 홈페이지)

삼성 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인 삼성SDS에게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해묵은 과제다. IT서비스 사업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이 특수관계자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것에 대해 규제하는 단골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삼성SDS를 비롯한 LG CNS, SK㈜C&C 등 주요 IT 서비스 기업들은 그룹 계열사들의 전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그룹사의 중요한 데이터를 외부 기업에 맡기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하지만 중견·중소 기업들은 민감한 분야를 제외하면 대외에 공개하고 경쟁 입찰을 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규제 속에 그룹 IT서비스 계열사들에게 수의 계약으로 프로젝트를 제공하던 기업들도 경쟁 입찰을 늘리는 추세다.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신경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기업의 등장으로 발주 기업 입장에선 과거와 달리 선택지가 늘고 수의 계약을 할 필요가 줄었다.

삼성SDS가 대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하는 이유다. 안정태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27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I(시스템통합) 관련 프로젝트의 70~80%가 경쟁 입찰로 나오고 있으며 (삼성SDS 입장에서) 예전처럼 사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삼성 그룹사가 아닌 기업 고객을 유치하는 대외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IT서비스 부문에서는 클라우드와 ERP(전사적자원관리) 사업을 중심으로 대외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클라우드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강자들과 경쟁하기보다 협업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구형준 클라우드사업부장(부사장)은 "고객 수요에 적합한 솔루션을 AWS·MS 등 글로벌 업체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며 "SI에서 쌓은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 멀티 클라우드 플랫폼, 고성능·고보안의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삼성SDS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차세대 ERP 프로젝트도 삼성SDS가 공략할 분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ERP 사업을 진행한 경험을 기반으로 대외 고객을 확보할 방침이다. 강석립 IT혁신사업부장(부사장)은 "SAP의 ERP 기존 버전의 종료로 인해 기업들의 차세대 ERP 구축 수요가 2025~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ERP 운영 사업까지 이어가며 대외 ERP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사업에서는 '첼로 스퀘어 4.0'이 대외 고객 확대에 선봉장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달 19일 오픈된 첼로 스퀘어는 중소·중견기업이 견적-계약-운송-트래킹-정산 등 물류 전 과정을 직접 처리할 수 있는 IT기반 수출입 물류 서비스다. 서호동 물류사업부 상무는 "첼로 스퀘어 4.0을 통해 물건의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으며 운송 완료 후 물류비 지급 내역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며 "대외 시장에서 첼로 스퀘어 기반의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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