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희귀성 혈액질환 환자의 최대 고민인 ‘비싼 약값’ 해결의 신호탄을 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의약품의 복제약·성분명 에쿨리주맙)인 ‘SB12’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미국 제약사 알렉시온이 개발한 솔리리스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과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 환자에 투여되는 주사제다. 두 희귀성 혈액질환은 ‘1년 치료에 수억원 발생’으로 악명이 높다. 고가 치료비의 주된 이유는 비싼 약값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개한 약제급여목록표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솔리리스의 국내 급여 상한액은 513만2364원이다. 30mL짜리 1바이알(약병)의 가격이 500만원을 넘는단 의미다. 성인의 경우 투약량에 따라 한 달 약값으로만 4000만원이 발생하는 사례도 더러 있다. 알렉시온은 지난해 솔리리스로만 40억6420만 달러(약 4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PNH 환자는 약 300명으로 추산된다. 매년 치료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생존 기간이 약 10년에 그치지만, 비싼 치료비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군도 있다. 의학계에선 이를 고려하면 국내에 600명 정도의 PNH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aHUS 환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희귀성 혈액질환 환자의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회사는 SB12와 솔리리스 간 유효성·안전성 등에 대한 비교 시험을 진행했다. 2019년 8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실시된 임상 3상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8개 국가에서 총 50명의 PNH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시험이 다양한 국가에서 진행된 만큼 긍정적 결과가 나오면 SB12의 글로벌 출시도 가능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12 임상 시험에 관한 내용을 글로벌 임상정보 제공 웹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도 공개했다.

바이오시밀러 출시는 통상적으로 약값 인하로 이어진다. 시장 경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신약 개발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이 때문에 복제약 제품의 가격을 비교적 낮게 출시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SB12 개발을 통해 초고가 바이오의약품의 환자 접근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본질적 의의인 ‘의료 미충족 수요’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전경.(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전경.(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PNH는 적혈구 세포막을 구성하는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혈관 내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혈전이 생기고, 야간에 용혈 현상이 생겨 혈색 소변을 보이는 증상을 동반한다. 급성 신부전·감염·출혈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aHUS는 혈관 내에 혈전이 만들어지면서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적혈구가 파괴돼 용혈성 빈혈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뇌졸중·심장마비·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밖에도 현재 총 10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및 파이프라인(연구개발 중인 신약개발 프로젝트)을 보유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SB2·SB4·SB5·SB17) △항암제(SB3·SB8) △혈액(SB12) △안과(SB11·SB15) △골격계(SB16) 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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